안희정 충남지사가 다음 달 중 자신의 거취 문제와 관련해 모종의 입장을 내놓는다고 한다. 안 지사 주변 얘기를 종합하면 해를 넘기지 않는 대신 성탄절 이전인 20일쯤 직접 메시지를 내놓기로 일정을 잡을 모양이다. 그의 입에서 어느 수준의 발언이 나올지는 모든 면에서 유동적으로 비치는데 그럴 만하다. 시중의 가설과 전망을 믿고 선뜻 운신할 수도 없는 노릇인 까닭에 앞뒤 상황 전개를 지켜보는 게 상책일 듯 싶다.

일단 안 지사의 향후 행보를 결정 짓는 핵심 변수인 3선 도전 카드는 접기로 마음을 굳힌 듯하다. 내년 지방선거에 나오지 않겠다는 것이며 이 것 하나만으로도 충남지사 선거전에 대한 최대의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이나 다름 없다. 안 지사가 방을 빼기로 함에 따라 여권 후보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편한 상태에서 예선전에 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 가운데 안 지사가 3선 불출마를 공식화하면서 어떤 선택지를 취할 것이냐가 관심사로 대두된다. 현 단계에서는 대체로 재선 도백의 임기를 꽉 채움으로써 유종의 미를 거둘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일부 측근들은 당과의 교감을 전제로 지방선거와 동시 실시되는 국회의원 재·보선에 등판하는 상황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안 지사 거취에 대한 시나리오의 무게 추는 후자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으나 스스로의 결심에 의해 그도 저도 배척한 채 임기를 채우는 것으로 정리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주목된다.

안 지사는 지방선거 시계가 빨라지는 것과 함께 정치적 갈림길 형국에 서게 될 것이다. 그럴수록 시국을 냉정한 눈으로 읽도록 해야 하며 특별한 사정변경이 없는 한 과감한 `재보선 패싱`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정권 초반이므로 여당에 진입하는 효과 면에서 꼭 유리한 것은 아니다. 또 야당 대표 2명이 원외신분인 점도 참고해둠 직하다. 그렇다면 정치권 직행보다는 5년 일정표를 보고 타이밍을 잡아나가는 게 나을 듯 싶다. 야인으로 머물게 될 잉여의 시기에도 재보선 기회는 또 있다. 아울러 2기 내각에 `차출` 당하는 경로가 열릴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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