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임명했다. 이로써 문 대통령은 취임 6개월을 훌쩍 넘겨 조각을 완료하게 됐다. 문재인 정부 들어 새로 만들어진 중기벤처부도 118일 만에 수장을 맞이해 업무를 본격화할 수 있게 됐다. 중기벤처부가 우리 경제의 한 축인 중소기업과 중소상공인, 벤처기업에 대한 지원 육성을 담당하는 중요한 부서인 만큼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홍 장관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해 여러 의혹이 불거지면서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상황에서 임명장을 받았다. 문재인 정부에서 이런 사례가 처음은 아니지만 당사자에게는 불명예인 만큼 결연한 각오로 장관직에 임해야 할 것이다.

홍 장관은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장모로부터 증여받은 재산의 지분 쪼개기 의혹을 비롯해 학벌지상주의 발언 등으로 야당의 공세에 시달려왔다. 이들 사안은 비록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고위공직자가 지녀야 할 도덕성과 품격을 떨어뜨리는 것만은 분명하다. 특히 그가 과도한 부의 대물림에 대해 비판해온 전력을 생각한다면 미성년 딸의 재산형성 과정에 의혹과 비판이 제기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더 이상 물러나기 어려운 일이었겠지만 홍 장관이 과연 고위공직자로 적격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엇갈린다. 몇몇 의혹은 국민들이 요구하는 도덕적 기준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차제에 청와대의 인사라인에 문제가 없는지 되돌아 봤으면 한다. 정권 인수기간이 없었기에 인사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변명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홍 장관은 이제 성과로써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고 논란을 불식시켜야 한다. 중기벤처부는 중소·벤처기업 지원 육성이란 당면한 업무 외에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중소기업 중심의 기업 생태계를 선도할 막중한 책무를 갖고 있다. 고착화된 대기업 중심의 경제정책을 하루아침에 바꿀 수는 없는 일이지만 그 토대를 마련하는데 홍 장관이 역량을 보여야 한다는 얘기다. 평소 재벌개혁에도 적극적이었던 만큼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등을 통해 일자리 창출에도 힘쓰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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