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지사가 내달 20일쯤 자신의 거취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3선 불출마는 물론 임기를 모두 채우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져 더불어민주당 지방선거 후보들의 발걸음이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안 지사의 한 측근에 따르면 최근 안 지사는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주변 측근들에게 소신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안 지사는 3선 불출마는 물론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는 게 측근의 전언이다. 다만 내년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판에 변수가 생기거나 중앙당의 요청이 들어올 경우 그때 가서 고려할 뜻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측근은 "안 지사는 현실적으론 재보궐 선거에 나오는 게 본인 스스로에겐 유리하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임기를 모두 마치는 게 도민들과 국민들에 대한 도리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3선 도전에 대한 생각을 빨리 정리하는 게 좋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지사가 3선 불출마와 함께 재보궐 선거 출마에도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되면서 사실상 당 대표 출마를 고려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그동안 안 지사의 선택지 가운데 유력했던 것이 충남지역과 서울지역 출마, 당대표 도전 두가지였다. 하지만 현재로선 안 지사가 재보궐 출마보다는 당대표 출마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해석된다.

일부에서는 안 지사의 재보궐 출마 여부는 아직 유동적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당 입장에서 안 지사의 정치적 상품성을 알고 있는 만큼 내년 지방선거 불출마는 그렇다 치더라도 함께 치러지는 재보궐 선거에 안 지사의 역할을 기대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것. 본인 스스로도 당의 권유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한 부분도 이 같은 해석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안 지사가 재보궐 선거에 출마할 경우 충남지역의 재보궐 선거 출마를 위해선 선거일 120일 전에 공직을 사퇴해야 하고, 다른 지역의 경우엔 30일 전에 사퇴해야 한다. 당의 권유로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려면 빠르면 내년 2월, 늦으면 5월에는 공직을 사퇴해야 한다.

안 지사가 공식적으로 거취를 표명하지는 않았지만 3선 불출마가 사실상 확정적인 가운데 민주당 소속 후보들의 발걸음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로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을 비롯해 양승조 의원, 복기왕 아산시장, 나소열 청와대 비서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도지사 출마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는 물론 경선 대비를 위한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안 지사의 거취 표명과 관련해 안 지사의 최측근은 "아직 결정된 것이 아무 것도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서울=인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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