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육지책(苦肉之策) 역시 삼국지에 등장하는 사자성어다.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자신의 피해를 감수하는 전략이다. 자신의 살을 내어주고 상대의 뼈를 치는, 크게 보면 읍참마속과 의미가 닿아 있다.
청와대 정무수석은 막강한 권력을 가진 자리다. 표면적으로는 청와대와 국회, 정당간 협력을 원활히 하고 행정자치, 국민소통, 치안 등을 지원하는 업무지만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주요 국정을 조율하는 청와대의 그림자다. 옛날 말로 하면 `나는 새도 떨어뜨릴` 인물인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20일 롯데홈쇼핑 뇌물 수수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오늘 검찰에 소환됐다. 여당 광역자치단체장인 권선택 전 대전시장은 얼마 전 대법원 판결에 따라 낙마했다.
청와대와 여당이 적극적으로 구명을 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지도 모른다. 지나가는 말로 `잘 부탁한다`는 한 마디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적폐 청산을 부르짖으며 검찰의 칼솜씨를 기대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로선 그 칼날을 둔하게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읍참과 고육까지 감내한 정부가 우리 사회를 좀 먹는 적폐를 얼마나 걷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취재2부 이용민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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