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 면천면 사기소리 일원에 위치한 승전목. 사진 = 당진시 제공
당진시 면천면 사기소리 일원에 위치한 승전목. 사진 = 당진시 제공
[당진]동학농민군이 일본군을 상대로 유일하게 승리를 거둔 당진의 승전목이 주목을 받고 있다.

당진시에 따르면 지난 17일 당진시 면천면 신청사 다목적강당에서 동학농민혁명 123주년을 기념하는 학술대회가 당진문화원과 당진역사문화연구소 주관으로 열렸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내포지역 동학농민혁명의 성과와 한계, 동학관련 유적의 발굴과 보존 방안 등에 대한 발표와 토론이 진행돼 당진의 승전목이 집중 조명됐다.

당진시 면천면 사기소리와 구룡동 일원에 걸쳐 있는 승전목은 이배산과 남쪽의 웅산 사이에 S자 모양으로 있는 좁은 협곡으로, 남북으로 길게 늘어선 능선 사이에 가파른 계곡이 있어 병력이 쉽게 통과하기 어려운 군사적 요충지였다.

1894년 10월 지금의 서산시 운산면에 집결한 내포지역 동학농민군 1만5000여 명은 면천을 공격하기에 앞서 이 승전목에 500여 명을 매복시켜 놓았고, 매복 다음날 면천에서 출발한 일본군 소위 아키마쓰가 이끄는 90여 명의 일본군이 이곳을 지날 때 기습공격을 감행해 큰 승리를 거뒀다.

동학농민군이 왜군을 상대로 거둔 처음이자 마지막 승전지이지만 현재 이곳에는 70번 지방도가 깔리고, 이배산에 대규모 채취장이 들어섰으며 웅산 남쪽도 대부분 평지로 개간돼 옛 흔적은 대부분 사라졌다.

시 관계자는 "탐관오리의 수탈에 저항해 일어난 농민운동은 외세침략에 대한 저항과 봉건적 집권층에 대한 개혁운동으로 확대됐다"며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던 충남 내포지역의 활동을 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8일에는 승전목 장승공원에서 당진시 동학농민혁명 승전목 기념사업회 주관으로 승전목 전승기념제와 승전목 기념공원 추진위원회의 발족식도 열리는 등 승전목 전투의 의의와 흔적을 되찾으려는 노력이 커지고 있다.

차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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