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지변(天災地變)은 지진과 홍수, 태풍 등과 같이 자연현상에 의해 빚어지는 재앙을 일컫는다. 인재(人災)와는 구분되며 자연재해에 따른 불가항력(不可抗力)에 기인한다. 천재지변은 예고 없이 불시에 일어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고 불안에 떨게 한다. 천재지변이 일어나면 어쩔 도리 없이 피해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모든 것을 잃은 사람들은 망연자실한 채 하늘만 원망하기도 한다. 피해 당사자들은 일상적 삶을 박탈당하고 궁핍하거나 곤궁에 빠져 들게 마련이다.

해외에서는 2011년 3월 11일 일본에서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을 대표적 천재지변으로 삼을 수 있다. 미야기현 앞바다에서 규모 7.3의 전진이 일어난 후 이틀 뒤 규모 9.0의 대지진이 일어났다. 지진에 이어 거대한 쓰나미(지진해일)가 몰려왔고 사망 1만 5884명, 실종 2633명, 부상 6148명 등 피해가 극심했다. 미국에서는 허리케인을 꼽을 수 있다. 2005년 8월 25일 멕시코만을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사망자가 1836명에 달했으며 경제 피해도 8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극심한 가뭄과 지진이 이어지며 천재지변에서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님을 확인하고 있다.

특히 지난 1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은 대학 수학능력시험 연기란 초유의 사태를 빚었다. 교육부는 이날 호우 긴급 브리핑을 열고 16일 치를 예정이던 수능을 안전상의 문제로 일주일 뒤인 오는 23일 시행키로 했다. 수시모집과 정시모집 등 대학입시 일정도 일제히 일주일 연기되면서 교과과정과 전체 대학 전형일정 등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수험생과 학부모는 너나 할 것 없이 패닉 상태에 빠졌다. 모든 것을 기존 수능일에 맞춰 준비한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연기는 혼란 그 자체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천재지변은 이미 벌어졌다. 이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만 남았을 뿐이다. 재난관리 당국은 국민이 지진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안전관리 강화와 관련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교육당국에서는 심리적 부담감을 안고 있을 수험생들이 안정감을 찾고 시험장에 나설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것을 다해야 할 때이다. 맹태훈 취재2부 차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