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애착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왔다. 반면에 애착에 있어서 아버지의 역할은 비교적 불분명하게 알려져 있었다. 물론 부모의 역할을 철저히 구분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아버지 역할의 이해를 돕기 위해 편의상 구분해 보고자 한다.

애착연구가인 존 보울비 박사는 "성격발달에 있어서 아동이 가정에서 경험하는 것보다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없다"고 했다. 또한 우리가 아버지와 어떻게 애착했는지가 지금의 인간관계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한다. 스테판 B. 폴더도 자녀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아버지의 태도, 행동, 가치, 직업윤리, 그리고 자신과의 관계유형이 자녀의 직업 선택과 경력발달뿐만 아니라 의미 있는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능력에도 영향을 준다고 했다.

이를 두뇌발달 측면에서 살펴보면 생후 18개월 동안은 우뇌가 좌뇌보다 더 많이 성장하고 이 시기 우반구 네트워크는 애착과 감정조절의 기본 구조를 만든다. 그리고 생후 둘째 해는 좌반구가 급성장하기 시작하고 이때 언어기술과 보행능력이 급성장하기 시작한다. 언어발달과 보행능력이 발달하는 시기는 사회적 관계형성 능력을 배우는 중요한 시기이다.

토마티스 박사는 이러한 발달을 우리의 귀가 듣는 방식으로 설명해 준다. 아이들을 듣기 테스트를 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갓난아기였을 때는 주로 왼쪽 귀로 듣다가 점차 오른쪽 귀로 듣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즉 엄마와 관계가 밀착되어 있을 때는 주로 왼쪽 귀로 듣다가 아버지와의 관계가 발전하면서 오른쪽 귀로 듣기 시작하는 것을 알아냈다. 왼쪽 귀는 우뇌의 감정적, 직관적 기능과 연결되어 있고 오른쪽 귀는 좌뇌의 논리적이고 언어적인 기능과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토마티스 박사는 왼쪽 귀가 어머니를 상징한다면 오른쪽 귀는 아버지를 상징한다고 했다. 즉 아이가 말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사회적 관계로 이행해가는 과정에서 아버지의 역할이 커진다는 것이다. 시기적으로 보면 1년이 지난 후부터 아버지의 역할이 더욱 분명해짐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아버지들은 자녀들의 사회적 관계와 성취동기, 직업선택에 있어서 아버지의 역할이 크다는 것을 인식하고 아이들의 발달시기에 아이의 감정을 공감해주고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자유로운 상태에서 언어적 소통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아이들이 안전하고 지지받는 환경에서 개방적인 탐색과 성취를 통해 자기주도성을 키워가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이상열 두뇌학습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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