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대병원 파업 장기화됨에 따라 대전 지역 의료대란이 현실화 되고 있다.

인근 종합병원으로 환자가 몰리며 진료 대기시간이 늘어나는 등 환자들의 불편도 가중되는 상황이다.

15일 지역의료계에 따르면 지난달 10일부터 시작된 을지대병원 파업 이후 충남대학교병원, 카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유성 선병원 등의 환자 증가추세가 계속되고 있다.

현재 을지대병원은 파업에 따라 인력운영에 차질을 겪으면서 전체 11개 병동 중 3개 병동을 폐쇄한 상태다.

외래진료와 남은 병동 운영을 위해 대체인력이 투입됐지만 정상적인 병상 운영이 쉽지 않자 환자들은 다른 병원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충남대학교병원 응급실 환자 수의 경우 파업이 시작된 지난달 10일부터 14일 현재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9% 이상 증가했다.

대전성모병원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입원 환자 수와 응급실 환자 수가 각각 5.5%, 3.8% 늘며 증가추세를 보였다.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한 지역 병원 관계자는 "을지대병원 파업 이후 응급실 환자 수가 체감상 30-40% 이상 증가한 것 같다"며 "환자들 중에서도 을지대병원으로 갔다 원활한 진료가 어려워 발길을 돌려 이 곳에 왔다고 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대전소방본부 응급환자 이송 관계자는 "현재 을지대병원 응급실은 심정지 환자 등 응급한 환자 혹은 간단한 처치가 가능한 환자만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 모든 소방대원들에게 을지대병원이 파업 중인 상황을 공지한 상태로 상황실의 병상정보에 따라 다른 병원으로 이송을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병원을 이용하는 환자들의 불편도 커지고 있다. 환자들이 밀려들자 진료 대기시간이 늘어나면서 서비스의 질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대학병원 응급실 환자의 보호자는 "응급실에 실려와도 밀려드는 환자 때문에 의사와 간호사 모두 기다리는 말만 할 뿐, 진료를 받기 위해서 하루 밤을 꼬박 지새웠다"며 "입원을 위해서도 앞으로 30여 명이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라서 발만 구르고 있다"고 말했다.

환자를 돌봐야 하는 병원 의료진도 답답한 상황이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을지대병원 파업 이후 환자들이 몰려와 의료진 인력도 부족한 상황"이라며 "지역 내 환자와 의료인을 위해서라도 파업이 조속히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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