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학 사건 여파딛고 내년1월까지 모금 전개

갈수록 추워지는 연말연시 어려운 이웃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전하는 `희망 2018 나눔 캠페인`이 시작된다.

올해는 이영학 사건 등 기부금을 악용한 사건이 잇따르면서 `기부 포비아(공포증)`가 퍼진 가운데 모금 단체별로 목표액 달성이 더욱 절실해졌다.

대전·충남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오는 20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희망 2018 나눔캠페인`을 진행한다고 13일 밝혔다.

공동모금회별 목표액은 대전 59억2300만 원, 충남은 167억100만 원이다. 전년에 견줘 각각 2%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대전에서 58억1700만 원, 충남에서 163억7400만 원의 기금이 모아져 목표치를 초과했다.

하지만 기부포비아 확산으로 올해 목표 달성이 절실해졌다는 게 기부금단체들의 한결같은 목소리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가장 경계하는 것은 이영학 사건의 영향이다. 이 씨는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시체를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가운데 기부금을 모금한 이중생활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기부문화 위축 현상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기도 했다. 앞서 지난 8월에는 기부단체 새희망씨앗 등이 후원금 128억 원을 횡령해 해외여행·선상파티 등에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후원금이 악용되거나 기부금단체의 배를 불리는 사건이 잇따르면서 개인기부로 발길을 돌리는 이들도 있다.

매월 정기기부를 해오던 대학생 강지원(23·여·대전시 유성구) 씨는 "기부는 믿음을 바탕으로 하는 것인데 신뢰가 모두 무너졌다"며 "얼마 안 되는 용돈을 어렵게 모아 기부했지만 이번 사건들로 배신감이 든다. 단체에 기부를 하던 것을 개인 후원자에게 1대 1 방식으로 나눔을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영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과장은 "사랑의열매에도 `이영학 씨에게 후원금을 보냈느냐`는 문의 전화가 자주 온다"며 "후원자들이 등을 돌리면 피해는 진짜 도움이 필요한 아동과 불우이웃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이에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개인의 풀뿌리 기부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한 대책을 내놓았다.

기부자를 대신해 기부금 사용용도를 확인한 뒤 경과를 직접 보고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또한 기부받을 단체 또는 개인 선정시 정보공개 투명성·재정 효율성을 직접 방문해 평가하는 등 철저한 검증을 거치고 있다.

특히 대전·충남 지역에서 모금된 성금 전액은 지역의 어려운 이웃에게 돌아갔다.

2016년에는 대전지역 모금액 106억 원, 중앙모금회 지원금 22억 원을 합한 128억 원이 대전지역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액 배분됐다. 모금액은 지역사회에 56억 원, 아동·청소년에 31억 원, 노인에 24억 원, 여성·가족·다문화 가정에 10억 원, 장애인에게 7억 원이 각각 돌아갔다.

이훈 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팀장은 "지난해에도 국정농단 사태 등 여러 어려운 일들이 있었지만, 큰 성원으로 목표액 달성을 이뤄냈다"며 "지역 모금액이 많을수록 중앙회 지원금도 늘어나니 지역 시민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성금기부 방법은 사랑의 계좌 입급·방송계좌 입금·지로납부·ARS(☎ 060(700)0080) 참여 등이 있다. 연탄·쌀·상품권 등 현물 기부참여는 (☎ 042(347)5171)로 하면 된다.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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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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