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 보수 통합 등 과제 산적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대선 패배 6개월여만에 당을 이끌게 됐다.

신임 유 대표는 당내 통합파들의 탈당으로 교섭단체 지위를 잃은 바른정당을 이끌기 위해 어떤 리더십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특히 개혁보수의 정체성 확보는 물론 중도 보수 통합 등 과제들이 남아 있어 유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유 대표는 13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 지명대회에서 56.6%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유 대표와 함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하태경·정운천·박인숙 의원은 최고위원으로 각각 당선됐다.

유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똘똘 뭉쳐서 서로의 체온을 나누면서 강철 같은 의지로 이 죽음의 계곡을 건넌다면 겨울은 끝나고 따뜻한 새봄이 와 있을 것"이라며 "원내교섭단체가 무너져 춥고 배고픈 겨울이 시작됐지만 국민과 당원들께 바른정당을 지켜달라고 호소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낡고 부패한 기득권 보수, 철학도 정책도 없는 무능한 보수의 과거를 반성하고 진정한 보수의 새 길을 열어가겠다"면서 "지난 1월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용서를 빌고 새로운 보수를 하겠다는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유 대표는 바른정당을 탈당한 의원들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내뱉었다.

그는 "열 달도 안돼 22명이 떠났다"면서 "하지만 최소한 자기가 한 말은 지켜야 하는 게 정치이다. 정치는 뜻이고 신념이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유 대표는 "당을 정책적 지향점이 분명한 정책정당으로 만들겠다"면서 "내년 지방선거를 위해선 지방선거기획단을 시작하고 인재를 찾아내는 일에 착수해 당을 살아있는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향후 당의 진로를 밝혔다.

유 대표가 당의 전면으로 나섰지만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내 통합파들의 갈등으로 인해 자강파 내에서조차 유 대표에 대한 리더십에 의문을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강파 일부에서 제안했던 한국당과의 통합 전대에 대해 원칙을 내세우며 강하게 반대하면서 자강파 안에서도 봉합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

잔류파 의원들의 추가 탈당을 막을 수 있었던 중도 보수 통합 로드맵을 유 대표가 제대로 추진하지 못할 경우 잔류파들의 추가 탈당이 이어질 수 있다. 유 대표로선 취임 초기 분열된 당을 수습하는 게 관건이다. 서울=인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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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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