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네 인생길이

팍팍한 사막 같아도

그 광야길 위에도 찬란한 별은 뜨나니

그대여,

인생이 고달프다고 말하지 말라

잎새가 가시가 되기까지

온 몸을 오그려 수분을 보존하여

생존하고 있는 저 사막의 가시나무처럼

삶이 아무리 구겨지고 인생이 기구해도

삶은 위대하고 인생은 경이로운 것이니

그대여,

삶이 비참하다고도 말하지 말라

그대의 따뜻한 눈빛 한 올이 별이 되고

그대의 다정한 미소 한 자락이 꽃이 되고

그대의 부드러운 말 한 마디가 이슬 되어

내 인생길을 적셔주고 가꾸어 준

그대여,

이제 마지막 종착역도 얼마 남지 않았거니

이제 가을도 자못 깊었다. 산골짜기 연못에 구름이 깊듯이. 깊은 가을은 곧 다가올 겨울. 새로운 순간을 예감하는 때. 나무도 숲도 풀도 몸을 움츠리고 제 마음 속 사업에 골똘하는 때. 풀벌레 소리도 소리 속으로 길 떠나고 제 발자국을 삼켰다. 가장 화려한 단풍으로 물든 숲과 마른 갈대의 모습이 실은 우리 생의 정점을 가장 극명히 보여주는 것. 이렇게 자연은 한 단계 도약을 위해 조락과 소멸을 딛고 무한히 새로운 성장을 반복해 가는 바. 인간의 삶은 일회적 순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자연으로부터 상징과 은유를 끌어오고 있다. 그 중에 제일은 별이다. 가장 먼 거리에서 참 빛으로 오는 별. 그러나 그대야말로 내게는 가장 따뜻한 별이 아닌가.

우리 삶은 때로 사막이나 광야 가시, 가시나무로 비유되거늘. 그 속에도 고달프고 비참하다고 말하지 않고 가야 하는 법이다. 그것은 그대의 따뜻한 눈빛과 다정한 미소, 부드러운 말로 인해 우리 서로 별이 되고. 꽃이 되고 또 이슬이 될 수 있는 까닭. 그것은 하늘에 별이 있고, 지상에는 꽃인 그대 내 곁에 있고. 또 그대 가슴엔 늘 맑은 시가 고여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대 나의 가장 소중한 별이여. 그대 나의 빛나는 별이여. 김완하 시인·한남대 국어국문창작학과 교수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