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칼럼] 흡연·고혈압·당뇨·스트레스 주요인

심장은 1분에 약 70회, 하루에 약 10만 번 정도 뛰면서 몸 전체에 혈액을 공급하는 기관이다. 이러한 심장박동의 원천은 심장을 둘러싸고 있는 세 개의 큰 혈관(관상동맥)에서 공급되는 혈액 속의 풍부한 산소와 영양분이다. 그러나 어떠한 이유로 이 혈관들에 동맥경화증이 생기면 혈관이 점점 좁아지고 혈액 공급양이 줄어들어 심장근육이 허혈을 일으키는데 이러한 증상을 협심증이라고 한다.

나이가 들면 누구나 조금씩 동맥경화증이 생길 수 있는데, 위험인자가 많을수록 이러한 동맥경화증이 빨리 진행된다. 협심증 위험인자로는 흡연과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스트레스 등을 꼽을 수 있는데 경쟁이 심한 복잡한 현대를 사는 성인이라면 누구나 한 가지 이상의 이러한 위험인자를 가질 수 있으니 주의와 조절이 요구된다. 협심증이 생기면 평상 시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격한 운동을 하거나 갑자기 흥분할 때처럼 심장에 많은 혈액이 필요할 때에는 문제가 된다.

관상동맥은 우측 및 좌측 관상동맥으로 구성돼 있다. 관상동맥이 75% 정도로 좁아질 때까지는 거의 증상이 없다. 하지만 더 이상 진행되면 협심증 증상이 생긴다. 다만 좌측 관상동맥의 시작 부위는 50%만 좁아져도 협심증이 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슴 통증을 호소한다고 해서 모든 환자의 심장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가슴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 중 절반 가량은 심장 이상 때문만은 아니다 보니 이를 구분하기 위한 진단이 필요하다.

가령 가슴 통증으로 입원해서 심장혈관 검사를 받고 관상동맥이 좁아진 것이 확인돼 그곳에 스텐트(혈관이 막히는 것을 방지하려고 집어넣는 그물모양의 관) 삽입술을 한 환자가 계속 통증을 호소해서 다시 복부를 검사해보니 간암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또는 스텐트 삽입술 후에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아서 내시경 검사를 했더니 위염이나 위암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비록 흔하지 않지만 충분히 생길 수 있는 상황이다. 반대로 소화기내과에서 내시경 검사를 했는데 식도염, 위염, 위궤양 등 별다른 이상이 없어서 다시 심장혈관 검사를 했더니 관상동맥이 좁아진 것을 발견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관상동맥이 좁아지는 `관상동맥 협착`은 여러 형태의 가슴 및 복부 통증으로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이 심한 경우엔 처음부터 곧바로 심장마비가 발생하기도 하는 위험한 질환이다. 협심증의 진단은 먼저 환자의 가슴 통증이 가장 우선시 된다. 병원을 찾으면 가슴 X-선 사진과 심전도를 일차적으로 검사한다. 환자 증상과 종합해 심장 초음파와 심장혈관 조영술을 시행한 뒤 최종적으로 진단한다. 심장혈관 조영술을 했을 때 관상동맥이 좁아진 것이 발견됐다고 모든 환자에게 수술을 하는 것은 아니다. 혈관 좁아짐이 75% 이상 진행된 부위에 풍선을 집어넣어 혈관을 넓히거나, 대체 혈관을 잇는 우회 수술이 필요하다.

이에 앞서 고혈압 환자의 경우 혈압 조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평소 고혈압 약을 복용 중인 환자는 무리한 아침 운동은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유는 먼저 기온이 낮은 아침에 노출되면 혈관이 수축하게 돼 심장 발작이나 뇌경색 위험을 증가시키게 된다. 아울러 대부분 혈압약의 약효 지속시간은 12-24시간 정도여서 아침이면 전날 복용한 혈압약의 효능이 떨어져서 혈압이 상승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심장 발작의 위험이 다른 시간보다 높다.

좁아진 관상동맥을 치료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다. 먼저 좁은 관상동맥을 풍선으로 확장하고 스텐트를 삽입하는 방법이며, 이런 관상동맥 확장술이 불가능한 경우엔 관상동맥을 우회하는 수술, 즉 `관상동맥 우회술`을 하게 된다. 관상동맥 우회술은 환자의 심장 혈관은 그대로 둔 상태에서 환자 몸의 다른 곳에서 혈관을 가져다가 좁아진 심장혈관 부위를 우회하는 수술을 말한다. 쉽게 말해서 늘 다니던 도로가 좁아질 경우, 관상동맥 확장술은 직접 좁은 도로를 확장하는 방법이고, 관상동맥우회술은 좁은 도로는 그대로 두고 새로운 우회도로를 건설하는 수술법이라고 할 수 있다. 류한영 건양대병원 흉부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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