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투수 출신 전 프로야구 선수 유모씨가 어제 대전지법 제11 형사부 선고공판에서 징역 2년 6월의 실형을 받고 법정구속됐다고 한다. 야구팬들로서는 한편 충격적이고 한편 안타까운 유씨의 `날개 없는 추락`으로 받아들여질 만하다. 알고보니 그는 승부조작 사건과 관련해 KBO로부터 올 1월 3년 유기실격이라는 중징계가 내려졌고 더구나 동일 사건으로 다른 법원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 유예 2년을 선고받은 처지에 있었다. 이번 재판 결과로 그의 파국은 불가피해 보인다.

유씨는 한동안 한화 팬들에게 친숙한 선수였다. 2011년 입단 당시 한화 이글스 팀 역사상 최고 신인 투수 계약금을 그에게 안겼고 이후 2015년 5월 기아 타이거즈에 트레이드 될 때까지 어쨌든 한화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르곤 했다. 한화 시절 성적표는 기대치를 밑돌았다. `제2 류현진`으로 성장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으나 이래저래 신통치 않았으며 그러다 고향 연고 구단에 둥지를 튼 선수가 그였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그는 한화 시절 프로선수로는 최대 오점을 남겼다. 자진해 신고를 했다지만 고의승부 조작 실상이 드러나면서 지역 팬들의 상실감을 증폭시켰던 것이다. 그랬던 유씨는 엉뚱하게도 전 여자친구를 성폭행한 혐의로 법정구속되는 비운을 맞았다. 변호인 측에서 `합의` 주장을 했다고 하는데 재판부에 의해 배척당한 것을 보면 범죄구성 및 사실관계 등이 사뭇 엄중했음을 짐작케 한다.

4년여 한화와 인연을 맺었던 유씨 사건과 귀결은 자업자득이라 할 것이다. 브로커에 넘어가 승부조작에 연루된 것도 그렇고 법적 집행유예 기간에 별건의 형사 범죄로 재차 기소를 당하는 지경에 이른 것도 자기관리에 엄격하지 못했던 것이 패착으로 지적된다. 이제는 하나마나 한 소리이지만 유씨는 한화와 한화 팬들 기대에 부응치 못함으로써 적잖은 부채를 지고 있는 입장이었다. 또 그가 비록 한화를 떠났어도 프로야구 인생의 첫발을 디딘 친정 같은 구단이 한화였다. 그런 이유 등으로 유씨 몰락을 목도하는 한화 팬들은 심란해하면서 애증의 잔상을 떠올려보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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