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단풍이 이제 제대로 물드나 했더니, 어느덧 입동이 지나고 한파주의보가 내려진다. 강원도 산간에는 영하의 기온을 보이는 곳도 있고, 주말엔 전국적으로 제법 겨울느낌이 날 것이라는 예보가 있다.

자동차도 월동 준비가 필요하다. 부동액과 배터리를 점검하고, 윈터 타이어(Winter-Tire)를 구매해야 하는지 한번 고민하는 시점이다. 물론 최근에는 대도시에서 눈을 밟을 일이 별로 없다 보니, 대부분 사계절용 타이어를 사용한다. 윈터 타이어는 트레드 블록에 가능한 많은 커프를 삽입하여 접지면적을 최대한 높이도록 설계되었으며, 여름용 타이어에 사용되는 일반 고무와 달리 저온에서도 유연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실리카 고무를 사용하여 견인력을 최대화 하도록 설계 및 제작된 것이다. 따라서 연비가 다소 안 좋고 소음진동이 사계절용 타이어보다 심한 게 사실이다.

윈터 타이어는 그 형태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뉜다. 스파이크를 착용하여 견인력과 마찰력을 높이도록 설계된 타이어와, 외형상의 변화 없이 트레드 고무의 재료와 패턴 디자인에 변화를 주어 접지력과 견인력을 최대화한 스터드레스 타이어로 나눌 수 있다. 100% 빙판길에서는 스파이크 타이어가 당연히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지만, 마른 노면이나 눈이 녹아 바닥이 드러난 곳에서는 승차감이 떨어지고 소음 발생이 심한 단점이 있다. 최근의 윈터 타이어는 스터드레스 타이어가 대부분인데, 스파이크 타이어 대비 빙판길에서는 약 90%, 눈길에서는 거의 유사한 수준의 제동력 및 접지성능을 보이고 있다.

윈터 타이어에 관심을 갖는 운전자들에게는 공통적인 고민이 있다. 윈터 타이어 구매시점이다. 대부분 눈이 펑펑 내린 후에 한바탕 미끄러지면서 사고가 날 뻔한 고생을 하고 나서야, 윈터 타이어로 교체하려 한다. 그런데, 그쯤에는 윈터 타이어 구하기가 매우 어렵다. 왜냐햐면, 윈터 타이어는 보통 10월에 선주문을 받고 11월에 추가주문을 받은 이후로는 생산을 안 하기 때문이다. 재고가 남아 다음 해로 넘어가면, 오래된 타이어의 성능저하에 대해 너무도 잘 아는 고객들이 외면하고 결국 악성재고가 되기 때문이다.

최근 타이어 회사들은 타이어효율등급제의 영향을 받아 회전저항이 적은 에코 타이어를 주로 생산하고 있다. 에코 타이어는 여름철에는 고무가 다소 딱딱해서 연비에 도움을 주지만, 제동거리가 다소 길다. 특히나 5℃ 이하에서는 눈이나 빙판길이 아니더라도 제동거리가 제법 길어진다. 따라서 기온이 낮은 시내도로에서도 안전을 위해서는 윈터 타이어를 장착하는 것이 안전하다. 물론 경제적인 부담이 있다. 타이어 두 종류를 교대로 사용하다 보니, 당장은 비용이 더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이런 부분이 부담이라면, 타이어 교체 시기가 조금 남았더라도 초겨울에 사계절용 타이어로 교체하는 것도 요령이다. 새로 장만한 사계절용 타이어는 윈터 타이어에 비해 80%의 성능을 눈길에서 발휘하기 때문이다. 물론 가장 안전한 방법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차량의 속도를 아주 뚝 떨어뜨리고 여유 있게 운전하는 것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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