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커피를 언제부터 마셨는지, 또 그 시작은 누구로부터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 다만 우리나라에 미국의 사업가이자 작가, 그리고 천문학자인 퍼시벌로웰(Percival Lawrence Lowell)이 쓴 책인 `조선, 고요한 아침의 나라(Choson, the Land of the Morning Calm)`를 보면 그가 우리나라에서 커피를 대접 받았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1980년대에 궁중뿐만 아니라 궁 밖에서도 커피를 마셨다는 사실을 추측할 수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커피가 어느 시점에서 대중적으로 시작했는지는 모르지만, 1910년 한일합방 전후로 커피를 즐길 수 있는 다방(茶房) 형식의 `끽다점`이 일본인들에 의해 개점됐고 청목당, 조선호텔 등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생겨났고, 이러한 공간들은 안중근 의사와 같은 독립운동가들이 의견을 교환하는 장소로 이용되기도 했습니다. 또 서양 문물을 접할 수 있는 장소로 이용되며 커피와 다방은 그 당시 모던의 상징이 됐습니다.
그리고 1930년대는 주로 예술가나 문학가들이 다방을 운영했는데, 이들은 작품전시회나 출판기념회 등을 개최해 프랑스의 살롱문화를 국내 다방에 접목시키려고 했습니다. 1940년대 다방은 문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했으며 각종 전시회나 기념회, 추모회, 출판회, 강습회 등을 꾸준히 개최해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했습니다.
이처럼 문화공간으로 발전해 온 다방은 1950년 한국전쟁으로 인해 잠시 주춤했지만, 전쟁 중 유일한 음악 감상실이자 예술가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면서 한국전쟁이 끝난 후에는 서울 명동 등지에서 예술과 문화의 공간 역할을 했습니다. 문상윤 대전보건대 외래교수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