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분당 불똥이 국민의당으로 옮겨 붙는 바람에 당내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사실상 주저앉은 정당과 연대·통합 논의를 주도해온 안철수 대표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이에 대응해 친안(親安)계로 분류되는 사람들이 맞받아 치는 과정에서 벌어지고 있는 풍경이다. 결과론적으로 보면 안 대표 측이 머쓱해지게 된 것은 맞다. 한때 바른정당과 한배를 탈 것 마냥 분위기를 띄웠던 게 사실이고 그러다 바른정당 분당 국면이 닥쳐 허공에 대고 맨주먹을 휘두르듯 헛심을 쓴 부분은 안 대표 측이 번지수를 잘못 짚은 것과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

당 대표라도 과실이나 패착이 있으면 그에 따른 질책을 받아야 하고 그런 점에서 국민의당 내부에서 일정 정도 쓴 소리가 나오는 것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볼 이유는 없을 듯하다. 이 연장선에서 안 대표가 `표적`이 되고 있는 상황도 민주적 정당질서 체제에서 이해될 수 있고 동시에 당내 질서의 탄력성이 작동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할 것이다. 다만 무슨 일이든 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고 했다. 국민의당 내홍 양상이 이와 유사한 경우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당내 파열음이 거칠어지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성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안 대표의 리더십 문제에 관한한 당내에서 충분히 비판하면서 또 냉정하게 대하는 것까지는 알아서 판단할 몫이다. 다만 뒤틀린 심사를 다 표출할 수는 없는 법이고 또 언제나 바람직한 것도 아니다.

정치적 상황과 국면 전개는 해석하기 나름이라고 본다. 바른정당이 무너져 내리고 있는 가운데 안 대표가 그런 정당과 손 잡으려 한 시도는 과오인 측면이 있지만 역으로 원내교섭단체가 한곳 사라짐에 따라 국민의당은 원튼 원치 않든 명실상부한 원내 3당으로서 위상과 정치적 영향력 면에서 증대된 게 사실이다. 그렇게 주워진 국회 정당지형을 수용하기에 따라서는 국민의당 몸값은 앞으로도 올라 갈일만 남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 상황이라면 치부를 가려가면서 표정관리를 해야 할 때가 아닌지 되물어야 할 판이다. 국민의당은 배 부르고 등 따듯한 처지가 못 되는 현실부터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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