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충남지역 곳곳을 누비며 희망나눔캠페인을 전개한 것 같은데 벌써 추운 겨울을 걱정해야 하는 때가 왔습니다. 울긋불긋 수줍은 단풍과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했는데, 색동옷 갈아입는 가을은 안중에도 없고 엄동설한 고통 받는 어려운 이웃들이 눈에 아른거리네요.

올해 희망나눔캠페인은 걱정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최근 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던 `어금니 아빠` 사건으로 기부문화가 위축되는 것은 아닌가 심히 염려가 됩니다. 이러한 한 사건 때문에 복지의 사각 지대에서 정말로 힘겨워하는 이웃들이 피해를 받아야 한다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우리 모금회와 관련이 있는 사건은 아닙니다만, 몇 달 전 발생한 `새희망씨앗` 128억 원 기부금 횡령사건까지 발생해 기부 포비아(공포) 확산으로 이어지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운 마음이 앞섭니다.

건강하고 투명하게 모금을 하여 어려운 이웃을 돕는 다른 모금단체까지 영향을 미칠까봐 걱정이 됩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일이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감성적 기부 참여가 높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아픈 아이들과 장애인들의 힘겨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기부금을 모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유명 연예인들을 홍보대사로 내세워 해외에서 봉사하는 모습으로 감성적인 호소를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등록도 되지 않은 모금단체에서 전화를 걸어 기부자를 모집하는 사례도 많아 관계기관의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또한 전문가들은 기부단체의 신뢰도나 투명성을 정확하게 확인하고 기부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기부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 한 분이 저희 `사랑의열매`와 아주 특별한 인연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충남 아산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임경순 대표는 아이가 태어났을 때 심장병을 앓아 집안 사정이 급격히 어려워졌다고 합니다. 임 대표는 가족들 모두 자살까지 결심했을 정도로 돈도 없고, 희망마저 모두 사라진 상태였다고 당시를 회고했습니다.

하지만 사랑의열매에 도움을 청해보면 어떻겠냐는 지인의 권유로 긴급지원 의료비를 지원받아 아이를 살릴 수 있었다고 합니다. 두 아들과 부부, 모두 4명의 목숨을 살린 도민들이 모아주신 긴급지원 생계비 100만 원이 너무나 큰 기적을 만들어 냈습니다. 재기에 성공한 임 대표는 지금 식당을 운영하며 연 매출액 12억 원을 달성하는 요식업체 사장님이 되셨습니다.

그리고 어려운 시절 도민들이 보내주신 사랑을 잊지 않고 갚겠다는 뜻으로 고액기부자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에 가입해 자기처럼 희망을 잃고 좌절하는 충남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사랑을 전하고 있습니다. 정말 임 대표의 사연은 모금회 존재의 이유와 나눔의 위대함을 절실하게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우리 공동모금회도 이런 투명하고 필요한 분야에 배분될 수 있도록 더욱 더 노력을 해 나가야겠습니다.

지난해 충남도는 모금사상 `200억 원`을 돌파하는 쾌거를 달성했고, 1인당 모금액도 도민 1인당 `1만 원 시대`를 개막한 한 해였습니다. 전국 모금 규모는 항상 전국 3위를 기록할 정도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풀뿌리 기부문화의 저력은 충남도민들께서 만들어주신 위대한 유산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우리 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올해도 11월 20일 내포신도시에 있는 충남도청에서 캠페인 출범식과 사랑의온도탑 제막식을 시작합니다. 특히 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167억여 원을 모금하기 위해 73일간의 `희망 2018 나눔캠페인` 대장정에 들어갑니다.

올해 캠페인 슬로건은 `나눔으로 행복한 나라`입니다. 그래서 충남도민 여러분께서 하나가 되어 `나눔으로 행복한 충남!`을 범도민 캠페인으로 승화시켜 전개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번 충남도민들의 나눔문화의 저력을 기대해봅니다. 이관형 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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