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들어 기온이 낮아지면서 겨울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옷차림은 두터워지는데 대다수의 국민들의 지갑은 겨울맞이로 인해 더 얇아지면서 팍팍한 가계경제에 암울한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가계 소득이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니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지난해 기업이 3%대 소득증가율을 유지했다고 한다. 가계는 소득증가율이 0.6%로 전년대비 1.0% 줄어 7년 새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가계소득 증가율은 2010년 5.8%, 2011년 5.8%, 2012년 6.1%를 기록하며 3년 연속 5-6%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으나 2013년 2.1%로 떨어진 데 이어 2015년과 2016년에는 각각 1.6%, 0.6%로 곤두박질쳤다.

이에 반해 기업소득 증가율은 2010년 20.7%에서 2013년 0.9%로 크게 하락했으나 2015년 3.4%로 회복한 뒤 2년 연속 3%대를 유지했다. 같은 기간 가계소득과 기업소득 증가율은 역전돼 지난해의 경우 5배 이상 차이가 벌어졌다.

신기루 같은 낙수효과의 민낯을 보여주는 자료다.

낙수효과는 경기부양에 관한 경제용어로 대기업과 부유층의 부의 증대에 목적을 둔다. 대기업과 부유층의 부를 증대시키면 경기가 부양되고 이후 중소기업이 활성화 되고 이어 저소득층에 혜택이 증대된다는 것이다. 나아가 소비가 증가하고 경기는 선순환을 이어가고 결국 이로 인해 국가 경제가 발전하고 국민의 복지가 향상된다.

2010년 법인세가 인하된 후 대기업의 사내유보금은 현재 2배 가까이 상승한 1000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2분기 우리나라의 총 가계빚은 1313조3545억원으로 1년 전보다 121조7169억원 늘었다.

지난 10년간 법인세를 내렸지만 경제와 일자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기대했던 낙수효과는 보이지 않는다.

정부는 가계소득을 늘리고 근로자 복지 확대 및 중소기업육성, 사회안전망 확대를 위해 임금을 올리고 직업 훈련 프로그램 강화 등을 위해 부자들의 증세를 계획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은 분수효과와 유사하다.

낙수든 분수든 가계 살림살이가 더 나아질 수 있다면 국민들은 환영할 것이다.

차진영 당진주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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