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형문화재 김란 공연

김란 무용가
김란 무용가
"한 폭의 수건엔 가슴 속에 내재돼 있는 한과 슬픔을 아울러 감명으로 되돌리는 제 기도가 담겨 있습니다."

한 장의 수건과 함께 고결하고 찬란한 춤의 길을 평생 걸어오고 있는 대전시무형문화재 20호, 살풀이춤 예능 보유자 김란(75) 무용가가 14일 오후 7시 30분 충남대학교 정심화국제문화회관 정심화홀에서 공연을 한다.

`청학:김란의 춤`이라는 타이틀의 이번 공연에서 그는 제자들과 함께 전통춤을 무대에 올린다. 김란 선생의 제자인 채향순·이정애·윤민숙·이화선·김은주 등 지역을 대표하는 전통 춤꾼들이 모두 참여한다. 이들은 입춤을 비롯해 한량무·수건춤·소고춤·검무 등 다양한 전통춤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란 선생의 아호인 청학처럼 그의 춤은 푸른 학이 춤을 추는 것같이 우아하면서 고결하다. 살풀이가 내재하고 있는 한과 슬픔, 서늘함이 그의 몸짓에서는 감명으로 차오른다.

살풀이춤에서 춤꾼은 고운 쪽머리에 비녀를 꽂고 백색의 치마 저고리를 입으며, 멋스러움과 감정을 한껏 나타내기 위해 하얀 수건을 들고 살풀이 곡에 맞추어 춤을 춘다.

본래 살풀이춤은 무당이 액을 푸는 춤에서 기원했는데, 무속에서 벗어나 하나의 전통문화로 자리 잡은 것이 오늘날의 `살풀이춤`이다. 수건 한 장으로 삶의 애환을 표현하는 춤이어서 원래 수건춤·산조춤·즉흥춤 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으나, 춤꾼 한성준이 1903년 극장 공연에서 살풀이란 말을 쓴 데서부터 살풀이라는 이름이 비롯됐다고 전해진다.

이번 공연은 대부분 전통춤을 바탕으로 현대에 맞게 재해석한 창작무이다. 우리 전통 타악인 `북`의 본연을 볼 수 있는 웅장한 공연인 `동고무` 등도 모던함을 입혔다.

마지막 무대로 출연진들이 모두 무대에 올라 함께 추는 살풀이 춤은 대전 전통 무용의 정수를 감상할 수 있다.

김란 안무가가 내보이는 살풀이춤은 `맺고 푸는 정, 중, 동`의 아름다움을 긴 명주 수건을 손에 들고 수려하게 끌어내는 춤이다. 춤추는 이의 기량과 내면을 가장 잘 드러내는 춤이다.

김란의 살풀이춤은 고 김숙자 선생류에서 시작됐지만 무용인생 50년이 말해주듯, 그만이 갖는 단아함과 우아함, 농익은 춤 언어는 독특하고 감칠맛 나는 김란류의 살품이춤을 가감없이 드러낸다.

김란 안무가는 "제 춤을 사랑하고 관심을 가져주는 분들에게 감동을 선사할 수 있는 춤으로 보답하는 자리"라며 "한국 무용계의 훌륭한 무용가로 활약하는 제자들과 함께 하는 공연에 많은 관심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란 무용가는 도살풀이 보유자이자 중요무형문화재 제97호인 고 김숙자 선생 밑에서 1959년부터 4년간 춤을 전수 받았다. 1985년부터 1998년까지 대전시립무용단 상임안무자를 맡았으며, 한국무용협회 대전·충남지부장 등을 역임하고 문화공보부장관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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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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