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한·중 모든 분야 교류협력 정상화가 언론을 통해 발표된 뒤 서산 대산항을 찾았다.

대산항-룡옌항 국제여객선 취항을 위해 지난해 3월 준공한 국제여객터미널을 보기 위해서다.

대산항국제여객터미널은 겉보기에 새 건물 그대로지만 텅 빈 주차장을 휘도는 바닷바람을 온몸으로 맞서며 인적 드문 모습에 애처롭기까지 했다.

서산시는 올해 상반기 대산항-룡옌항 국제여객선 취항을 계획했으나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로 부득이하게 잠정 연기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사드 문제로 소원했던 한·중 관계 복원이 가시화되면서 대산항-룡옌항 국제여객선 취항은 내년 상반기로 다시 잡혔다.

한·중 정세 변화의 직접 영향권에 있는 시는 올해도 뚜벅이처럼 충청권 최초 국제무역항인 대산항을 국내·외에 알리기 위한 `2017 제3회 서산 대산항 국제포럼`을 열었다.

부산항이나 인천항 등 우리나라 유수의 항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지명도를 높이기 위해 시는 국내·외 해운·항만·물류 석학 등을 불러 발전 방향의 조언을 구하고 있다.

지난 3일 서울인터컨티넨탈 코엑스 호텔에서 개막식을 비롯, 다양한 주제의 토론이 이어졌으나 정작 시의원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의원 13명 중 우종재 의장만이 참석했을 뿐이다.

시는 의원들 개개인에게 초청장을 보냈지만 참석여부를 밝힌 의원이 한 명도 없었다고 한다.

지역 행사 참석이나 개인 사정 등으로 의원들의 불참석을 유추해 볼 수 있었지만 씁쓸한 생각은 가시지 않았다.

내년 지방선거가 목전인 상황에서 표도 안 되는 서울까지 올라 와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여의치 않았을 것이라는 현실적인 생각이 대산항 발전을 위한 고민보다 앞섰을 것이다.

그래도 때만 되면 대산항-룡옌항 국제여객선 취항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쏟아냈던 많은 의원들의 모습이 생각 나 요즘 모 장관 후보자를 빗대 자주 나오는 말인 `언행일치`가 머리속에서 반추 됐다.

지난달 제7대 서산시의회 마지막 시정질문이 있었다.

지역 케이블방송을 통해 녹화 방송된다는 사실을 아는 의원들은 집행부를 거칠게 몰아세우기도 하고, 사진 등의 자료를 내보이며 자신이 얼마나 많이 시정 질문에 공을 들였는지 직·간접적으로 보였다.

또 말미에 시청자들에게 감사하다는 공손한 인사 한마디씩도 덧붙였다.

시의원들의 행동이 `닭이 먼저인지, 알이 먼지인지`는 모르겠으나 눈에 보인다고 다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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