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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의 가슴으로 읽고 신문기자의 눈으로 쓰다

2017-11-07기사 편집 2017-11-07 09:4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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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이문펜 뿌리깊은 나무 동아리 학생들. 왼쪽부터 편잡장 최설희(2학년), 윤유진(1학년), 이원정(1학년), 박관훤(1학년) 학생.
선비의 고장 대덕, 재조명 역사신문으로 펴낸 이문고 '이문펜 뿌리깊은 나무' 동아리



우리의 전통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을 다양한 체험활동으로 승화시켜 온 대전이문고등학교(교장 김동춘)의 '이문펜 뿌리깊은 나무'동아리(지도교사 방경태)가 국가중요민속문화재인 동춘당을 통해 지역의 역사, 문화, 인물 등을 재조명한 역사신문 '대덕선비신문 뿌리깊은 나무'를 펴냈다.

2학년 최설희 학생과 1학년 윤유진, 이원정, 박관훤(사진 왼쪽부터) 4명의 학생은 지난 7월부터 3개월 동안 현장을 누비고 각종 문헌을 탐독하며 타블로이드 8페이지 분량의 창간호를 발간했다. 이들이 펴낸 역사신문에는 선비의 고장, 대덕의 정신적 유산인 동춘당과 조선시대 호서의 3대 성씨로 꼽히던 명문가, 은진 송씨들의 삶과 유교문화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담겼다. 역사학자의 가슴과 신문기자의 눈으로 고민한 흔적들도 지면 곳곳에 녹아져 있다.

창간호 역사신문의 테마를 '동춘당과 유학'으로 정한 것은 올해 동춘당과 소대헌, 호연재 고택이 문화재청 지정 국가중요민속문화재로 승격된 지 1주년을 맞은 것이 한 몫을 했다.

동춘당은 조선 후기 기호학파의 대표적인 학자로 효종때 병조판서를 지낸 동춘당 송준길(宋浚吉, 1606-1672)이 자신의 호 '同春堂'을 따서 건축한 별당이다.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별당 건축물로 선비의 기질을 잘 드러낸 이 간소한 건물은 조선 중기 대전지역의 살림집을 이해할 수 있는 건축적 가치도 지니고 있다. 또 조선시대 호서의 3대 성씨로 꼽던 은진송씨 명문가의 전통과 생활상도 살필 수 있어 의미가 있다. 은진송씨는 '3송(宋)'이라 불린 동춘당 송준길(同春堂 宋浚吉)을 비롯해 우암 송시열(尤庵 宋時烈), 제월당 송규렴(霽月堂 宋奎濂) 등 뛰어난 학자를 배출한 가문이다. 비교적 원형이 잘 보존된 동춘당 종택은 소대헌·호연재 고택과 함께 당시의 살림집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대전 지역에서 희소성 있는 중요민속문화재로 보존가치가 크다.

편집장인 최설희 학생(2학년)은 "우리지역 문화 유산을 사랑하고 보존하는 작업의 일환으로 동춘당 관련 문헌조사와 문화유산 답사, 특강, 토론 등을 실시하고 이러한 활동과정에서 얻게 된 문화적 인식을 기사에 담았다"며 "특히 대전은 기호예학의 중심지인 동시에 17세기 이후 조선 유교문화의 상징적 인물인 송준길, 송시열의 고장이라는 것을 널리 알리고 동춘당을 비롯한 우리지역의 유교 문화유산을 어떻게 계승할 것인지를 고민하며 대덕선비신문을 통해 학생과 지역민들이 더 많이 관심갖기를 기대하며 신문을 제작했다"고 말했다.

4명의 학생 기자들은 다양한 읽을거리를 신문에 담아냈다. 우선 1면에서 동춘당이 지닌 국가중요민속문화재로서의 의미를 소개하고 2면에서는 대전 유교문화유산의 현황과 계승문제에 대한 사설을 싣기도 했다. 사설에서 학생들은 대전을 대표하는 기호파 유림들을 학문,도덕, 지도력이 뒤어난 선비로 보고 이들을 새로운 시각에서 재조명할 필요가 있음을 주장하며 보다 많은 사람들의 동참을 촉구했다. 또한 '동춘당 고택에서의 음식장사 허용해야 하는가'라는 기발하면서도 의미있는 질문을 던지고 토론을 펼치기도 했다. 유교 문화유산 현대에 계승되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치열한 공방을 벌여 고스란히 지면에 담아냈다.

이밖에도 동춘당 등 관련 유교 건축물에 대한 친절한 해설과 은진 송씨 일가의 인물 탐구 등 다양한 읽을거리와 볼거리를 소개했다.

학생들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올해 21회 행사를 치룬 동춘당 문화제를 대전의 역사와 문화의 자긍심으로 대대적으로 확산시키는 한편 당대의 고결한 선비정신을 오늘의 시대정신으로 계승시키는 문화제로 발전시켜 대한민국의 유교를 대표하는 문화행사로 확대시킬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또한 역사를 아는데 그치지 않고 기자로서의 치열한 문제의식을 발휘해 지자체에 제안하기도 했다. 우선 올해 21회째인 동춘당 문화제의 기원을 지적했다. '21회'라는 것은 지방자치제도가 실시된 이후 계수된 만큼 첫 개최년도인 1970년을 기준으로 소급해 '47회'의 역사를 지닌 대회로서 정통성을 살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대전을 대표하는 양대 인물인 동춘당과 우암이 '동구'와 '대덕구'라는 지역에 갇혀 양분되어진 데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며 대안으로 '유교문화벨트'로 묶어 대전의 대표 문화 콘텐츠로 개발하자는 제안도 눈에 띈다.

학생들은 이번 신문 발행을 계기로 막연하기만 했던 자신의 꿈에 대해서도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하고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가는 소중한 기회로 삼았다.

역사를 좋아해 역사와 관련된 직업을 갖고 싶다는 이원정 학생은 "동춘당 생애의 길과 문화유산을 답사하고 특강과 토론등의 체험활동을 하면서 진로와 전공분야에 대한 생각과 이해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며 역사 교사로서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학생들은 창간호에 이어 두번째 신문 발행도 고민 중이다. 기자와 사회교사의 꿈 사이에서 고민중이라는 박관훤 학생은 " 직접 기획하고, 취재한 후 기사를 쓰면서 꿈에 좀 더 구체적으로 다가간 것 같다"며 "학교 내에서만 읽혀지는 신문이 아니라 지역의 다양한 사람들과 생각을 교류할 수 있는 매체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설희 학생도 "이번에 발행한 역사신문을 영어로 번역해 외국인 친구들에게 알리는 일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윤유진 학생은 "그동안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무관심했던 점을 반성하고 좀 더 지역 문화유산을 사랑하고 널리 알리는 일에 관심을 갖고싶다"면서 "이번 역사신문 제작 활동을 통해 지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신문제작 전반을 지도한 방경태 교사는 "학교 내 저작활동 동아리인 이문펜에서 역사에 관심있는 네 명의 학생들이 뜻을 모아 지역의 문화유산을 소개하는 신문을 펴낸데 대해 대견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뜻을 같이하는 학생들이 더욱 늘어나 지역 문화유산 보존 활동을 실천하고 역사적 인물 등에 대해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해 보는 역사신문으로 명맥을 이어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훈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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