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 이틀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국빈 방문한다. 트럼프 취임 후 첫 방한이기도 하지만 미국 대통령의 국빈 방문은 25년 만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안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어서 방한의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기간 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의 현안을 논의한다.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핵 위협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한미관계가 한층 돈독해지길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핵심의제를 보는 눈과 해법에 있어 한미정상이 온도차를 보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안보와 한미동맹 강화에 역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속마음이다. 겉으로는 북 핵 문제에 초점을 맞추겠지만 실제로는 한미 FTA 개정을 위한 압박을 강화할 것이란 우려다. 앞서 방문한 일본에서의 행보를 보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일 첫날 아베 총리와 골프를 치고 이튿날 일정도 함께 하는 등 남다른 우의를 과시했다. 대북 압박을 최대한 강화하는 등 북 핵 위협에도 `의견 일치`를 보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 주일 미대사관에서 열린 기업경영자 간담회에서 "미·일 무역이 공정하지 않았다"고 일본에 직격탄을 날렸다. 미·일간 무역 불균형 문제에 대한 교섭을 진행하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미국의 경제적 이익과 직결되는 사안에 대해선 결코 물러서지 않는 `트럼프 스타일`을 잘 보여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에서도 무역 불균형 문제를 끄집어 낼 게 분명하다. 백악관 관계자는 이미 `경제가 핵심 논의 분야`라고 밝힌 바 있다. 청와대도 `한미FTA가 북한 문제와 함께 양대 의제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문제는 트럼프의 요구가 단순한 무역 불균형 해소를 넘어서는 차원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안보 문제를 빌미로 그 이상의 경제적 이익을 챙기려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미FTA는 호혜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만큼 줄건 주되 받을 건 받는 협상이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면밀하게 준비하고 당당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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