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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밭춘추] 추억이 쌓이는 공간

2017-11-06기사 편집 2017-11-06 11:3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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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정예지 대전예술의전당 기획사업팀 PD
'인간의 뇌는 대단히 흥미롭다. 잊고 있던 어떤 냄새를 다시 맡으면 그 냄새가 되살아나고, 기억에서 지워버린 목소리도 다시 들으면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영원히 파묻혀 있을 것만 같던 감정들도 같은 장소에 돌아가면 새롭게 고개를 든다.'

공연장에서 일을 하다보면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에 나온 이 단락이 떠오를 때가 종종 있다.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매일 다른 공연으로 각각의 추억을 만들어 가는 공간에서 그들의 추억을 공유하고 그 표정 속에서 새로운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것이 이 직업에서 얻을 수 있는 소중함 중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한다.

바쁜 일에 치여 정신없는 일상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여유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공연은 단순히 시각과 청각적인 자극에서 남는 공통적인 추억뿐만 아니라 공연장이라는 공간에서 어떤 사람들을 만났으며 누구와 어떤 공연을 함께 관람했는지에 따라 각기 다른 추억들이 새겨지고 그날의 기분이나 상태의 영향을 받아 전혀 예상치 못한 추억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로비에서 공연장을 방문한 관객들을 바라보면 방문 그 자체로 이미 추억을 만든 사람들, 공연에 대한 기대감에 젖어있는 사람들, 함께 온 사람과 공유하는 시간으로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들을 시작으로 공연을 관람하면서, 그리고 관람 후 공연에 대한 감상을 공유하며 추억을 만들어가는 사람들까지 정말 다양한 추억들이 동시에 쌓이는 걸 발견할 수 있다.

그렇게 공연장 곳곳에 쌓이는 많은 사람들의 추억을 함께 느끼며 일상을 살아갈 수 있는 기쁨은 많은 업무와 일정치 않은 근무일과 휴일, 동시다발적인 애로사항으로 흔히 3D업종에 비유되곤 하는 공연장 근무의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게 하는 힘이다. 관객들에게 좋은 추억 하나가 새겨지길 바라며 더 좋은 공연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더 좋은 서비스를 위해 노력하고, 자주 공연장을 찾더라도 늘 특별한 감동과 추억을 가지고 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새로운 것들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제 두 달이 채 남지 않은 2017년, 어떤 추억으로 2017년의 마지막을 채워볼까 고민하는 중이라면 지금 바로 공연을 검색하고 예매하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여러 개의 공연 중 하나를 선택하는 재미와 예매를 한 후 하루하루 공연을 기다리는 두근거림, 만족스런 공연에서 오는 충족감 모두가 따뜻한 추억으로 쌓일 것이다. 정예지 대전예술의전당 기획사업팀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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