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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광장] 국가건강검진과 만성질환 길목 지키기

2017-11-06기사 편집 2017-11-06 11:3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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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의 근거가 되는 건강검진기본법 제3조에 따르면 '건강검진'이란 건강상태의 확인과 질병의 예방 및 조기발견을 목적으로, 제2호에 따른 건강검진기관을 통해 진찰 및 상담, 이학적 검사, 진단검사, 병리검사, 영상의학 검사 등 의학적 검진을 시행하는 것을 말한다고 명시 돼 있다. 우리나라에는 일반 건강검진이나 암 검진, 영유아 건강검진, 학생 건강검진 및 학교 밖 청소년 건강검진, 근로자 건강진단 등 총 9가지 관련법에 의한 다양한 국가건강검진이 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월 말부터 30갑년(1갑년=하루 1갑씩 365일 흡연량) 넘게 담배를 피워온 만 55-74세 고위험 흡연자를 대상으로 한 국가 폐암 검진 시범사업이 진행 중인데, 우리 병원에서 2명이 폐 선암으로 최종 판정 받았다고 한다. 한 분은 20대부터 하루 평균 15개비씩 약 40년간 담배를 피우신 분으로, 오른쪽 폐에 1.2㎝ 크기의 암이 발견됐다. 또 다른 한 분은 하루 1갑씩 35년간 담배를 피워온 분으로 왼쪽 폐에 1.1㎝ 암이 발견됐다. 이분들은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망률 1위인 폐암에 대해서 조기진단에 따른 조기 치료의 기회를 얻었으니까 말이다.

물론 폐암검진은 아직 국가 암 검진 항목으로 지정 고시된 것은 아니지만 위의 경우는 건강검진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실제적인 좋은 사례이다. 제2차 국가건강검진 종합계획(2016~2020년)에 따르면 일반건강검진은 심뇌혈관질환의 예방 및 조기발견이 목적이며, 암 검진은 위암·간암·유방암(40세 이상), 대장암(50세 이상), 자궁경부암(20세 이상)의 조기발견과 치료가 목적이라고 각각 그 목표질환을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

지난 2015년 기준으로 보면 1조 2416억 원의 예산으로 일반 건강검진은 1403만 명, 암 검진은 975만 명, 영유아 검진은 218만 명이 2만 303개소의 검진기관에서 국가건강검진을 받았다. 해마다 이처럼 많은 국민이 참여하는 국가 사업이 또 있을까 싶다. 그런데 간혹 국민들 중에는 '괜히 시간만 뺏고 검진항목이 너무 엉성해 정작 중요한 질병들은 다 놓친다'거나 '검진에서 괜찮다고 했는데 나중에 보니까 큰 병이더라', '왜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하면서 검진 무용론을 주장하는 분들도 있다. 검진의 범위, 정확도와 신뢰도, 질 관리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고, 이에 대해 정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도 개선을 위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건강검진(Health Screening)은 흔히 그물망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잡으려고 하는 물고기 크기에 맞게 망이 구성돼 있기 때문에 당연히 그물망 보다 작은 물고기는 다 빠져나가게 돼 있다. 더 촘촘한 그물망은 의료기관의 진료를 통한 정밀검사와 진단으로 생각하면 좋겠다. 다시 말하면 진료와 검진은 엄연히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평소 건강한 생활습관 실천을 등한시 하고, 흡연, 음주, 과도한 스트레스 방치, 신체활동 부족 등을 계속하다 보면 서서히 혈압이 올라가고, 혈당이 올라가고, 비만해지게 된다. 이러한 만성질환 전(前) 단계를 방치하면 약을 먹어야 하는 고혈압, 당뇨병 상태가 되고 이때도 관리를 잘 하지 않으면 뇌졸중과 심근경색증 같은 심각한 심뇌혈관질환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암도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만성질환 발생과정에서 건강검진은 '만성질환의 길목지킴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천고마비의 계절, 건강하고 풍성한 가을이 왔다. 아직까지 건강검진을 하지 못하신 분들이 있다면 겨울이 오기 전에 더 이상 미루지 말고 검진에 참여하면 좋겠다. 그리고 이미 검진을 받으신 분들은 일반건강검진 결과통보서를 찾아서 꼼꼼히 읽어 보고, 자신이 어느 단계에 있는지 확인해 보고, 다시 한번 건강생활 실천을 결단해 보면 좋겠다. 송민호 충남대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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