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자유학년제`가 도입된다. 교육부가 현재 한 학기로 운영되고 있는 `자유학기제`를 희망학교에 한해 두 학기로 확대해 `자유학년제`로 운영키로 한 것이다. 전국 1470곳에서 희망하고 있어 내년부터 절반 가까운 중학교가 자유학년제를 시행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 자유학년제는 말 그대로 자유학기제의 연장이나 마찬가지다. 시험부담 없이 토론과 체험학습 중심으로 한 학년을 보내도록 하자는 것이다. 따라서 1학년 두 학기동안 중간·기말 고사를 치르지 않고 진로 탐색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경쟁과 입시부담에서 벗어나 꿈과 끼를 찾도록 하겠다는 바람직한 취지임엔 분명하다. 하지만 학생들이 얼마만큼 꿈을 키우고 적성을 찾는가 하는 게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실시한 한국교육종단연구 결과를 보면 자유학기제 경험 학생이 미참가 학생보다 학업성취도는 높고 사교육비 지출은 크지 않은 경향을 보였다"고 밝혔다. 자유학기제가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이지만 현장에서 볼 때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적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가장 두드러진 게 지역 간 격차와 진로프로그램이 부실하다는 점이다. 현실적으로 대도시가 아니면 다양한 직업체험을 하기에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 또 한꺼번에 많은 학생이 몰릴 경우 체험보다는 견학에 가깝다. 체험학습이 대부분 오전이면 끝나는 바람에 나머지 시간은 PC방 등에서 보내는 일도 허다하다. 양질의 체험 장소와 다양한 프로그램이 필요한 이유다.

학부모 가운데 자유학년제에 대한 불안감을 보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자유학년은 고교입시에 반영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너무 밖으로만 돌다가 2학년이 되어 공부에 흥미를 잃을까 하는 걱정이다. 여기에 자유학년 기간을 이용한 사교육 경쟁이 심화될 것 이라는 우려도 있다. 일부 학원들이 선행학습을 부추기는 마케팅을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자유학년제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선 자유학기제에서 드러난 미비점을 서둘러 보완해야 한다. 자유학년제 확대에만 급급하다간 자칫 `놀고먹는` 학기만 더 늘려주는 꼴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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