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욱 건양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폐혈증 진단법·수액 투입기 등 잇단 개발

"평소에도 병원에서 사용하는 의료 장비들을 보면서 어떻게 하면 환자들의 진료에 더 편하게 이용할 수 있을지, 효율을 더 높일 수 있을 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종욱 건양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의 환자들을 위한 의료장비 개발은 바로 이러한 고민에서 비롯됐다. 이 교수의 발명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패혈증 등을 빠르게 알아낼 수 있는 진단법 `델타뉴트로필 인덱스`이다.

이 교수는 "중증패혈증으로 사망한 환자의 백혈구 그림을 보고나서 델타뉴트로필 인덱스를 개발하게 됐다"며 "이전에 나온 검사법 보다 시간이 적게 드는 등의 장점이 있어 의료진과 환자 모두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와 관련된 논문이 지금까지 50여 편이 나올 정도로 그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며 "현재 국내 10곳 정도의 국내 대형 병원에서 이 검사를 이용해 환자들을 진단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진단법 외에도 환자들의 편의를 향상시킬 수 있는 다양한 장비를 만들어 냈다. 환자들이 수액 투입기를 넣고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수액가방`이나 `어린이용 토니켓(채혈용 압박대)`, `채혈 시 어린이의 울음을 멈추는 동영상`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이러한 장비 개발은 환자에 대한 관심과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호기심 덕분에 가능했다.

이 교수는 "교통사고 때문에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는데, 시간적 여유가 생기다 보니 환자들에게 더 관심을 쏟게 됐다"며 "그 당시 수액 때문에 거동을 어려워 하는 환자들을 보다 보니 수액 가방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어린이들은 채혈 할 때 겁을 먹고 우는 경우가 많은데, 이로 인해 부모들이 불안해 하는 모습도 많이 봤다"며 "그러다 보니 어린이 환자와 보호자 모두 안심시킬 수 있는 장비를 개발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환자를 생각하는 마음에서 시작된 이 교수의 발명에 열정은 현재 진행형이다. 그는 "델타뉴트로필 인덱스가 백혈구에 대한 것이라면 이제는 적혈구와 관련된 연구를 하고 있고 이미 특허는 받았다"며 "기회가 된다면 의료 환경이 열악한 국가에도 도움을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박영문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