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 500억 규모 자금지원 부결

폐교 절차가 진행중인 서남대를 인수하겠다고 공론화한 한남대학교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한남대로부터 서남대 인수자금 지원을 요청받은 대한예수교장로회 측이 5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인수자금 지원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5일 한남대에 따르면 지난 2일 열린 학교법인 대전기독학원 소속 교단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산하 연금재단 이사회에서 한남대가 요청한 서남대 인수자금 지원 방안이 논의됐으나 부결됐다.

한남대 학교법인 대전기독학원은 연금재단 이사회에서 인수자금 사용 등 계획을 설명하고 타당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연금재단 이사회는 한남대의 요청을 부결시켰다. 의과대학 설립에 강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한남대의 서남대 인수는 쉽지 않게 된 것이다.

한남대 관계자는 "교단 측에 인수자금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부결됐다"며 "내부적으로 다른 재원 마련 방안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북 남원에 본교를 둔 서남대는 충남 아산에 캠퍼스를 보유하는 등 지역과 연관성이 높은 학교다. 그동안 한남대는 의대를 보유한 서남대 인수절차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서남대는 정원 49명 규모의 의과대학을 보유하고 있다. 서남대를 인수하면 한남대는 오랜 바람인 `의대 설립`을 해결할 수 있게 된다.

한남대 구성원은 최근 서남대와 함께 가기 위한 바자회를 열고 수익금 5000여만 원을 학교법인에 기탁하는 등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기도 했다. 한남대가 서남대 인수의사를 밝힌 뒤 서남대 본교가 있는 전북 남원지역 주민들도 서남대 정상화에 촉각을 곤두 세우며 기대감을 키우기도 했다.

한편 서남대는 2012년 교육부 사안감사에서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개인의 부를 축적한 비리(설립자 교비 횡령 333억 원 등)에 대한 책임으로 2013년 이사 전원이 임원취임승인 취소된 바 있다. 이후 교육부는 상시컨설팅을 실시하고 재정기여자를 영입하는 등 자체적인 정상화를 유도했지만 대학은 학생들의 기본적인 학습권조차 보장해주지 못했다. 교육부는 서남대에 6일까지를 3차 시정요구 및 학교폐쇄 계고 기간으로 못 박았다. 3차 시정 요구마저 서남대가 이행하지 못한다면 올 연말 중 학교폐쇄가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호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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