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에게는 항상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있다. 바로 `쮜고리`, `박봉`이라는 단어다. 밤이나 휴일에도 출근해야 하는 격무에 시달림에도 불구하고 월급 봉투가 얇아서 인지 항상 나오는 말이다. 그래도 꼬박꼬박 월급이 나오고 안정적이고 정년 보장에 정시 출·퇴근 등이 보장된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혜택이다. 연금도 있어 노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부부가 공무원이면 웬만한 중소기업 사장보다 노후가 낫다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니다. 또한 회사 매출이나 실직과 해직 공포도 그들에게는 없다.

최근 발표한 한 인터넷 취업포탈 설문조사에 따르면 남녀 대학생 1765명을 대상으로 `미래 배우자` 관련 설문조사 결과 남녀 대학생 모두 이상적인 배우자 직업으로 `공무원(46.2%)`을 꼽았다. 대학생들이 해당 직업을 이상적이라고 생각한 이유는 `안정감`이었다. 해당 직업을 선택한 이유를 조사한 결과 `경제적으로 안정된 직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51.9%를 차지했다.

공무원 인기는 한국만의 현상은 아니다. 독일 중·고교 학생들이 졸업 후 취업하고 싶은 직업 1위로 공무원을 꼽았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덴스는 해마다 독일 중·고생(8-13학년) 2만명을 대상으로 졸업 후 어떤 직종과 기업에 취업하길 원하는지 조사해 학생지표를 발표하고 있다. 올해 1-6월 실시된 조사에서 독일 학생들은 24%가 "공무원이 되고 싶다"고 답했다. `안정`을 지향하는 심리가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결과를 보면 공무원들이 퇴직 전까지 받는 임금 총액이 민간기업보다 최대 8억 원 가까이 많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공무원은 민간기업 취업자보다 퇴직 때까지 7억 8058만 원을 더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쮜고리`, `박봉`은 이제 옛날 이야기다.

극심해진 청년실업으로 인해 공무원 시험 열풍은 대세가 된지 오래다. 공무원이 되기 위해 매년 수십만 명의 취업준비생들이 공무원 시험 준비에 매달리고 있다. 고용 안정에 연봉도 좋고 복지도 좋아 취업준비생에게는 그야말로 신의 직장이다.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처럼 어렵다는 공무원 시험이지만 요즘 대한민국은 공무원 하기 좋은 나라다. 너도 나도 공무원이 되려는 이유다.

황진현 천안아산취재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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