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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 맹탕국감

2017-11-01기사 편집 2017-11-01 17: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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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유신헌법 이후 폐지됐다 1988년 13대 국회에서 부활한 국정감사는 국정 전반의 내용을 감사하는 국회의 고유 권한이다. 16년만에 실시된 13대 국회 국정감사에서 일해재단 등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의 비리는 물론 박종철 고문치사 은폐조작 사건 등 각종 인권유린 사건 등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폭로와 송곳 질문이 이어졌다. 특히 청와대와 안기부 등 법 테두리밖에 있다고 느껴졌던 국가기관까지도 감사를 진행해 큰 의미를 남겼다. 시퍼런 군부독재 시대의 치부를 드러내고 이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국감은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야당 의원들의 호통과 질문에 증인으로 나온 국가기관 관계자들은 진땀을 흘려야 했고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가슴속 응어리를 풀어버리는 쾌감을 느꼈다. 당시 국감은 권력의 꼭대기만 겨냥하지 않았다. 지자체의 각종 비리와 국민들의 실생활과 직결되는 지하철 비리 등도 국감장을 휘몰아쳤다. 반면 당시에도 비판적 목소리는 있었다. 일부 의원들의 준비되지 못한 모습과 짧은 시간에 국정 전반에 대한 부분을 모두 살펴야 하는 문제는 옥에 티로 남았다.

국감이 부활하면서 국민들의 기대치도 높아지기 시작했다. 국감 때마다 정권의 민낯을 드러내는 의원들의 폭로와 의혹 제기에 국민들도 호응을 보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인가 국감은 한건 터뜨리기로 변질되고 말았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마치 사실인양 폭로하기 시작했고, 아니면 말고 식 의혹제기가 주를 이뤘다. 여야로 나뉜 의원들은 서로를 겨냥한 정쟁에 몰두했고, 망신주기식 질문을 이어가면서 피감기관들을 맥 빠지게 하기 일쑤였다. 이때부터 국감은 피감기관 길들이기로 변했다. 터무니없는 각종 자료 제출 요구로 해당 기관 관계자들을 괴롭히기도 했다.

10년 만에 여야가 바뀐 2017년 국정감사도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국감 시작 전 여당은 나라를 뒤 흔든 적폐세력에 대한 청산을 부르짖었고, 야당은 현 정부의 정치보복이라고 맞서며 여론전에 몰두했다. 굵직한 현안들이 산적해 있었지만 적폐와 정치보복 등 정쟁에 몰두했다. 지역 국감에서도 지역기관의 문제점 보다는 중앙 이슈에만 몰입하며 의정활동의 꽃인 국감을 흘려보내기만 했다. 내실 있는 국감은 온데 간데 없고 여야 의원들끼리 막말성 비난발언만 난무한 채 끝났다. 맹탕국감, 속 빈 강정 국감 등 다양한 비난이 속출했다. 국민의 마음속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국감이 되길 소망하며 이제라도 제도정비를 위해 정치권이 나서길 바란다.

인상준 서울지사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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