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폐공사는 매년 9월 `위·변조 방지 신기술 나눔 설명회`를 연다. 올해 행사에도 짝퉁으로부터 제품과 브랜드를 보호하려는 기업과 보안기술 관련업체 외에 방송 및 신문사 기자 60여 명의 열띤 취재로 발표회장을 달아오르게 했다.

이날 실물 및 인터넷 정보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보안기술이 소개됐는데 그중에서도 `가짜 휘발유 판별용지`와 `IoT(사물인터넷) 보안모듈` 기술이 집중 조명을 받았다. `가짜 휘발유 판별용지`는 휘발유가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즉시 확인하게 해준다. 가짜 휘발유를 근절시켜 세금 탈루를 예방해줄 뿐만 아니라 교통 안전·환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등 효과가 크다. `IoT 보안모듈`은 최근에 더욱 중요하게 부각되는 사생활 보호 즉, 가정 CCTV(폐쇄회로TV) 해킹 방지 기술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가짜, 진짜와 관련한 이야기 하나가 떠오른다. 프랑스 작가 모파상의 단편소설 `목걸이`이다. 귀부인 친구에게 빌린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잃어버려 이를 갚기 위해 10년 세월을 보낸 주인공 마틸드, 그녀에게 이후 인생은 `빚을 갚기 위한 나날`이었다. 4만 프랑이나 하는 목걸이 값을 모두 갚은 어느 날, 우연히 만난 친구는 "오~ 불쌍한 마틸드!, 내 목걸이는 가짜였어. 기껏해야 500프랑밖에 되지 않는 거였다구!"라며 주인공을 절망에 빠뜨린다. 섣불리 진짜·가짜를 단정하지 않고 주인공이 목걸이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눈이나 지식이 있었다면 마틸드의 인생은 어리석음에서 구조되지 않았을까.

1951년 창립된 한국조폐공사가 꾸준히 축적한 화폐제조 기술을 공개해 민간 중소·중견기업 브랜드를 보호하는 정품인증 사업에 참여하게 된 것은 2014년부터다.

2013년 원전 부품·공공조달물자·방위산업 등 시험성적서 위조로 인한 납품비리가 사회적 이슈가 됐다. 조폐공사는 위·변조 방지 보안기술을 적용한 보안용지를 개발·지원함으로써 시험성적서 위조로 인한 납품비리 예방에 기여했다. 2017년 한층 업그레이드 된 보안용지는 250여 공공·민간 기업에서 사업, 생산부품, 생활·환경·서비스, 안전·보건, 교육·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올해 개발한 `정품인증 특수용지`는 한국인삼공사의 홍삼제품 `정관장` 포장용지에 적용하고 있는데 짝퉁 예방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몇몇 선도적인 기업에서는 조폐공사의 위·변조 방지 보안기술을 패키지, 보안레이블(라벨), 특수용지, 특수보안물질 등에 신속히 적용해 브랜드 파워를 키우고 매출액 증가의 기회로 삼고 있다. 조폐공사는 뷰티 산업 분야뿐만 아니라 의료 및 식음료, 생산 및 교통안전, 공인인증 및 증명, 각종 귀금속 인증 등 다양한 분야에 차별화된 위·변조 방지 보안기술을 적용해 신뢰 구축 및 수출에 기여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거세다. 조폐공사는 다가오는 초연결 시대에도 진짜가 진짜로 인정받고 정당한 대우를 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화폐제조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다양하고 품격 있는 정품인증 기술개발에도 노력을 다하고 있다. 최순용 한국조폐공사 기술사업화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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