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샌드박스. 신산업과 신기술 분야에서 새로운 제품, 서비스를 내놓을 때 일정 기간 동안 기존 규제를 면제 또는 유예시켜주는 제도다.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뛰노는 모래 놀이터처럼 규제가 없는 환경을 주고 그 속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한다고 해서 샌드박스라고 부른다. 사업자가 새로운 제품, 서비스에 대해 규제 샌드박스 적용을 신청하면 법령을 개정하지 않고도 심사를 거쳐 시범 사업, 임시 허가 등으로 규제를 면제, 유예해준다.

그동안 규제로 인해 출시할 수 없었던 상품을 시시각각 변하는 시장에 제 때 선보여 수익창출을 도모할 수 있다. 문제가 있으면 사후 규제하는 방식이다. 상품성과 경제성을 인정받은 상품이라도 각종 규제에 묶여 제때 기능을 하지 못할 수 있는 가능성을 원천 배제시키기 위해 실시하는 제도다.

이 제도는 영국에서 핀테크 산업 육성을 위해 처음 시작됐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규제개혁 방안 중 하나로 채택했다. 이후 규제샌드박스가 현 정부의 주요 경제핵심정책 중 하나인 4차 산업과 맞물리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IT 강국인 우리나라에서는 금융과 기술을 결합한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핀테크 산업에서 규제샌드박스가 미래성장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국내 핀테크 산업 경쟁력 약화는 전형적인 포지티브 규제를 근간으로 하는 금융규제가 대부분 그대로 적용된 것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규제와 씨름하는 사이 산업 경쟁력은 물론 창업 관심도, 시장 규모도 현저히 낮아질 수 밖에 없었다.

샌드박스는 전 세계경제의 주요 흐름이다. 규제 샌드박스의 중요한 특징은 경제참여자와 기업의 혁신을 촉발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법망에 얽혀 경제활동 기회조차 얻지 못했던 예비창업자 등 경제적 약자에게 경제활동의 기회를, 기업에게는 자유로운 도전을 통한 새로운 영역을 창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정부는 정치권의 입김이 작용하는 관치금융구조에서 벗어나 샌드박스 내에서 기업 등 경제주체와의 대화를 통해 실질적으로 규제로 인한 어려움을 제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같은 움직임이 새로운 법 개정에 반영되는 구조로 이어져야 새로운 경제영역을 확보할 수 있다.

김대호 지방부 청주주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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