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융세&장폴아고스티 인터뷰

`장 폴 아고스티& 이융세` 전시가 이응노미술관에서 지난 27일 개막했다. 장 폴 아고스티(가운데)와 이융세(오른쪽에서 두 번째) 화백이 기자회견에서 전시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강은선 기자
`장 폴 아고스티& 이융세` 전시가 이응노미술관에서 지난 27일 개막했다. 장 폴 아고스티(가운데)와 이융세(오른쪽에서 두 번째) 화백이 기자회견에서 전시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강은선 기자
"아버지인 이응노 화백과 저는 `콜라주 작업`이라는 유대관계와 공통점이 있지만, 작품의 지향성에서 차이가 있지요."

작가로서는 대전에서 첫 전시회를 여는 고암 이응노 화백의 아들인 이융세(61) 화백이 최근 이응노미술관을 찾았다. 고암의 예술적 지지자였던 폴 파케티의 아들인 장 폴 아고스티(69)와 `고암 이응노`를 매개체로 한 `장 폴 아고스티 & 이융세` 전시회 개막전을 맞아서다. 이융세 화백은 지난해 서울 가나아트센터에서 개인전을 여는 등 그동안 서울에서는 작가로 활발한 활동을 했지만 공식적으로 대전에서 전시회를 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 전시회는 각각 고암의 맥을 잇고 작품활동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이 화백과 장 폴 아고스티는 `고암`이라는 공통점 외에 둘 다 프랑스에서 활동하고 `자연`이란 소재를 공통분모로 삼고 있다. 끈끈하게 유대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두 화백은 전시회에서 고암의 영향에서 닦아온 기틀 위에서 새로이 선보이는 조형적 언어를 내보였다.

이융세는 아버지가 추구한 수묵의 추상세계를 독자적인 화풍으로 계승했는데, 특히 한지 콜라주작업을 통해 마치 숨결이 살아 있는 듯한 미묘한 질감의 작품을 만들어냈다. 그는 "아버지의 작업실을 함께 사용하고, 서예 기법을 전수받은데다 둘 다 콜라주 작업을 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지만, 아버지와의 작업과 분명한 차이점은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 화백은 `물`을 소재로 나무의 질감을 한지로 탁본으로 떠 물이 흐르는 듯한 질감을 표현한다. 그는 물결을 표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물소리까지 포함해 작업한다. 이번 전시회에선 이 화백의 사진작품까지 그의 작품을 두루 살펴볼 수 있다.

이 화백과 함께 전시를 여는 장 폴 아고스티 역시 고암의 작품에서 예술적 영향을 받았다. 아고스티의 초기 작품을 보면 색채 등에서 동양의 수묵화와 같은 효과를 내보이고 있어 동양의 사상인 도(道)에서 영향을 받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색채화가인 아고스티는 이번 전시회에서 붓자국을 통해 물체의 표면에서 반짝이는 빛을 생생한 원색으로 재현했다.

아고스티는 "이응노미술관에서 전시회를 연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고암의 예술세계에 정신적 영향을 많이 받았고 앞으로도 고암의 맥을 잇는 작업은 한국과 프랑스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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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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