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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살맛 나는 세상이다

2017-10-30기사 편집 2017-10-30 14:3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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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여 명이 함께 생활하는 대규모 학교이다 보니 크고 작은 일이 하루도 빠짐없이 일어난다. 사소한 말다툼도 있고 운동장에서 체육활동을 하다가 서로 부딪혀서 다치기도 한다. 자아의식이 급성장하는 시기이자 감정의 조절이 힘든 청소년기 학생들답게 질풍노도의 에너지를 분출하는 모습이 활화산이 불을 뿜어내는 것과 같이 그 열정의 파동이 학교 구석구석에 미친다.

더러는 열정을 과하게 표현하거나, 너무 급하게 또는 강하게 표출하거나, 친구들과 함께 행동하거나, 자기만의 문제를 급우에게 적용한다거나 하여 스스로는 물론 친구에게 까지 몸과 마음에 상처를 주기도 한다. 이런저런 문제들이 일어나지만 대부분 친구 간에 화해하고 용서하여 모두가 우리 사회의 미래를 책임질 인재로 성장하기 위해 밝은 모습으로 학교생활에 임하는 모습을 볼 때면 도덕과 예절이 살아 있는 동방예의지국이라는 자부심을 느낀다.

그런데 일부 사례이기는 하지만 심한 경우 문제가 커져서 학교폭력 사안으로 접수되어 학교폭력자치위원회가 개최되고, 가해자와 피해자로 서로를 미워하고 상대방의 가슴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불상사가 일어나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친구들과 우정을 쌓고 자신의 꿈과 끼를 펼쳐 나가야 할 귀중한 청소년기에 충격을 겪게 되어 정상적인 어른으로 성장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최근 어금니 아빠 사건을 비롯한 각종 폭행 및 폭력 사건 뉴스를 보고 있자면 우리 사회가 왜 이렇게까지 되었나 하는 실망이 들 때도 하지만, 한편 버스에 놓고 내린 고액의 현금을 찾아준 소식이나 퇴직 후 받는 연금의 10분의 1을 십수 년째 어려운 학생을 위한 장학금으로 쾌척하고 있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접하자니 아직 우리 사회에 도덕이 살아있음을 실감한다.

싸우고 난 후 한동안 서먹서먹하게 지내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친하게 지내는 우리 학생들을 보노라면 역시 인간의 본성은 선하다는 것과 우리 사회는 여전히 살맛 나는 세상임을 믿어온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신하게 한다.

세상을 살맛 안 나게 하는 것은 늘 상 사고치는 청소년이 아니라 부끄러움을 모르고 정의사회를 멍들게 하는 일부 어른들이다. 일부 몰지각한 어른들이 청소년의 잘못을 꾸짖고 바르게 계도하는 데에 주저하고 도리어 사실과 다른 오해를 불러일으키도록 문제를 확대하는 것을 볼 때 어른인 나 자신이 부끄러워 질 때가 많다. 모 학교 학생이 일으켰던 부적절한 행위와 관련하여 사실과 다르게 과장 보도된 기사 내용만 가지고 계속 문제를 삼아 대상 학교와 학생은 물론 학부모들에게 까지 심리적 모멸감을 주는 것이야 말로 인권 침해이다. 이 기회에 언론도 책임을 느끼고 반성해야 마땅하다.

인간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사랑으로 인해 태어난 존재이다. 원천적으로 혼자는 존재할 수 없고 삶을 영위할 수 없는 존재이다. 사람과 사람 간에 관계를 맺고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하며 살아가는 존재라서 인간(人間)이다. 이제부터라도 항상 서로를 사랑하고 존중하고 배려하는 인간다운 삶을 살자. 우리 청소년들이 우리나라의 동량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사랑, 존중, 배려의 마음을 길러주어야 한다. 바로 인간 본성에 대한 교육, 인성교육이 답이다.

그런데, 인성교육은 학교와 가정, 그리고 지역사회가 함께 연계하여 지도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 최근의 많은 폭행, 폭력, 일탈행위 등의 해결을 위해 우리 어른들이 한 마음으로 똘똘 뭉쳐야 할 때이다. 진정한 실력은 인성 위에 바로 서게 된다. 연금의 일부를 장학금으로 기탁하는 참 어른이 존재하는 한 우리 사회는 살맛 나는 세상이다. 권기원 대전문정중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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