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초등학생인 어린 아들에게 "저축이 뭘까?" 하며 슬쩍 물어본 적이 있다. 아들은 "은행 통장에 저금하는 거지"라며 씩씩하게 답했다. 저금은 왜 하느냐는 다음 질문에는 "돈이 많아지니까"라고 대답했다. 통장에 저금을 하면 돈이 많아진다는 아들의 답변에 미소를 지었던 기억이 난다.

올해로 54주년을 맞이하는 저축의 날은 여러 국가기념일인 `저축의 날`, `증권의 날`, `보험의 날`이 정리되면서 단일 명칭인 `저축의 날`로 통합되는 과정을 거쳤다.

국민 가계의 안정을 위한 저축 습관 및 금융 산업 증진을 위해 만들어진 저축의 날은 2016년부터 `금융의 날`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시상도 기술금융, 핀테크, 클라우드펀딩 등 더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됐다. 국민의 재산증식 방식이 저축뿐만 아니라 주식, 보험, 증권, 부동산 등으로 다각화 되면서 금융의 역할이 더욱 확대, 중요시되고 있는 시대적 변화를 반영해 바뀌게 된 것이다.

올해는 `제2회 금융의 날`이 된다. 2010년 이후부터 시중 금리가 1%대인 초저금리 시대가 지속되면서 물가상승률을 반영하면 사실상 제로금리에 가까운 수준이다. 이자 수익이 거의 없다는 점은 가계 순저축률의 하락을 가져오는 계기가 됐다. 최근 고객들은 예전의 이자와 비교를 하면서 금리가 너무 낮아 만기에 이자를 찾아가는 즐거움이 줄어들고 저축한 돈 그대로를 찾아가는 느낌이라고도 한다.

지속된 초저금리 시대는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는 펀드 투자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는 추세다. 이는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자산을 관리하는 자동화된 자산관리 서비스인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의 등장까지 이어지게 됐다.

하지만 재산증식의 수단으로 은행의 예·적금을 선호하는 국민들이 여전히 많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가계 은행예금 증가폭은 매년 감소하고 있지만, 예금액 규모는 여전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미국과 우리나라 시장금리가 동반상승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시장금리가 움직이고 있어 은행의 예·적금 상품의 금리도 많은 분들이 오랫동안 기다렸던 방향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다가올 4차 산업혁명 시대와 인공지능 스마트 금융이 부각되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는 현명한 금융활동을 해야만 할 것이다. 단순한 저축 활동에 한정되지 않고 금융 활동으로 그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

초등학생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금융에 대한 올바른 인식, 건전한 금융생활, 습관함양, 금융거래 기초 상식 등을 금융 교육을 통해 활성화해야 한다. 본인이 거래하는 금융기관을 통해 남들보다 예·적금 이자 더 받는 방법을 습득하거나 안정적인 수익을 실현 할 수 있는 착한 투자 상품을 소개 받는 등 금융거래의 혜택을 누려야 한다.

요즘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주는 양질의 정보를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다. 이를 활용해 저축의 구체적 목표를 세우고 실행 및 관리하며, 상품에 따라 절세와 노후 대비 등 다양한 저축 노하우를 통해 재산 증식의 목표를 달성해야 할 것이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어린 아들은 가끔 씩 선물처럼 생기는 어른들이 주시는 용돈을 받으면 저금통에 넣지 않고, 늘 은행원인 엄마에게 주면서 이야기한다. "꼭 내 통장에 넣어줘…."습관처럼 하는 행동이지만 아들 입장에서는 엄마에게 용돈을 전달하는 행동이 저축을 하는 금융활동이라고 볼 수 있겠다. 어릴 때부터 조금씩 모았던 그 용돈이 아이가 철이 들 만큼 시간이 흘러서 저축과 금융활동의 중요성을 깨달을 만큼 어른이 되었을 때, 힘이 돼 줄 자산으로 돌려줄 수 있었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을 가져본다.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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