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스카의 투견장 ⑤

투견장에 나타난 중국 만주의 개들은 눈빛부터 달랐다. 사람들을 보는 눈이 먹이를 보고있는 눈빛들이었다. 아무런 표정이 없는 회색의 눈빛이었으며 배가 고팠는지 아가리에서 침을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냄새가 났다. 이상한 냄새였다. 사람을 잡아먹고 사는 사람의 냄새였다. 죽은 동사자의 냄새였다.

그 냄새를 맡고 사람들이 불안해졌다.

일부 관중들이 항의를 했다. 그 투견장은 개들끼리의 싸움이 벌어지는 곳이지 사람을 잡아먹는 개가 출전하는 곳이 아니라고 항의했다. 그 만주개에는 출전자격이 없다는 주장이었다.

본디가 만주개에는 기본적인 족보라는 것이 없었다.

그 개의 기본적인 족보가 티베트개의 경비견 이라는 것은 동양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일본인들이 투견으로 종자개량을 시켜놓은 개도 러시아인들이 범 사냥개로 종자개혁을 시켜놓은 것이다. 개도 아이누인들이 만들어놓은 아아누개도 모두 기본은 티베트개였으며 조선인들의 사냥개종류에도 티베트개의 피가 섞여있었다.

동양의 개들뿐만이 아니라 서양의 투견에도 모두 티베트개의 피가 섞여있었다.

본디 티베트의 개는 대형의 털투성이의 무서운 개였다.

광대한 동양의 유목지에서 사는 유목인 티베티인은 옛날 같은 그런 무서운 경비견들과 싸웠다.

그곳에는 맹수가 우글거렸고 산적이나 비적들이 발호하는 위험지대였으므로 티베티인들은 그런 무서운 경비견의 도움이 없으면 살지못했다.

본래의 티베트개는 어깨높이의 키가 1m 몸무게가 80kg이나 되는 큰 개였으며 그들은 타고났을 때부터 마적들이나 비적들을 상대로 싸운 개들이었다. 만주개들이 사람들과 싸우는 경비견이 된 이유는 거기에 있었다.

기분 나쁜 일이 또 있었다. 그 만주개를 데리고 온 중국인은 주최측에 특별요청을 했다. 만주견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위험하니 무장경비원을 붙혀달라는 것이었다. 본디가 사람들을 잡아먹으면서 사는 개들이니 무슨 짓을 할 지 모른다는 말이었다.

위험한 것은 사람들뿐만이 아니었다. 그 만주개를 본 다른 투견들이 그 개와는 싸움을 하지않으려고 피했다. 개는 예민한 후각을 갖고있는 동물이며 사람의 시체냄새가 나는 그 개와 싸울 수는 없었다.

아무리 투견이 투쟁심이 강하고 그들을 사육하고 훈련시킨 사람과는 싸움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챔피언 마스티프는 기권을 하여 챔피언 자리를 내줄 수 없었다. 그 마스티프는 도전에 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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