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천안극장이 있었던 골목길에 지금은 독립출판물 전문 서점인 `허송세월`이 있다. 사진=윤평호 기자
예전 천안극장이 있었던 골목길에 지금은 독립출판물 전문 서점인 `허송세월`이 있다. 사진=윤평호 기자
천안남산중앙시장과 천안역 사이의 명동거리는 천안을 상징해온 대표적 골목길이다. 명동거리의 이름에서 짐작되듯 이곳은 한때 천안 제일의 번화가였다. 천안시 신부동 버스터미널이나 쌍용동, 두정동 상권이 부상하기까지 80-90년대 명동거리는 골목마다 옷가게 등 상점이 즐비했다. 명동거리 골목길은 문화거리이기도 했다. 천안남산중앙시장을 지나 명동거리로 들어서는 초입에 천안 최초 영화관인 천안극장이 있었다. 명동거리 중심부 골목길은 천안 최대 규모의 단일 상영관인 아카데미극장을 선두로 극장가를 형성했다. 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변재란 교수는 "2001년 9월 야우리시네마가 등장하기 전만 해도 천안의 영화 1번지는 대흥동 명동거리"였다며 "이곳에는 한일극장, 시네마타운, 아카데미극장이 오밀조밀 들어서 있고 인근에 또 다른 극장인 브로드웨이가 위치, 극장가로 손색이 없었다"고 회고했다.

멀티플랙스 등장으로 천안 문화사의 한 장을 차지했던 단관 상영관들은 명동거리 골목에서 모두 사라졌다. 시민들 발길마저 뚝 끊기며 쇠락한 상권으로 치부됐던 명동거리 골목길은 최근 창의와 개성으로 무장한 청년상인들 유입으로 활력을 되찾고 있다. 과거 천안극장이 있었던 골목길에 3년 전 문을 연 독립책방 `허송세월`은 독립출판물 전문의 천안 최초 동네 서점이다. 허송세월 운영자이자 캘리그래피 작가인 이의용(31) 대표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것 들 틈바구니 속에서 예전 정겨운 모습을 간직한 골목길 풍경에 끌려 서점을 운영하고 있다"며 "주말이면 남산중앙시장, 명동거리 골목길 사진을 찍기 위해 많은 이들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명동거리 곳곳에 자리한 청년상인들 가게를 발견하는 것도 명동거리 골목길 투어의 또 다른 재미이다. 명동거리 골목길에는 꽃차, 전통한옥풍 수제한방차, 여행테마 카페, 캔들 등을 소재로 청년상인들이 운영하는 점포들이 여럿 있다. 명동거리 청년상인 1호점 `꽃처럼`의 이진여 대표는 "명동거리만의 특유의 분위기로 이곳을 쉽게 떠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명동대흥로상인회 유공철 회장은 "청년점포들이 늘며 썰렁했던 명동거리에 사람이 늘고 특히 젊은 층 유입으로 거리 분위기가 한결 밝아졌다"고 말했다. 명동거리와 맞닿은 천안 유일의 지하 골목길인 천안역 지하상가에도 공예 등을 전문으로 한 청년점포들이 밀집해 있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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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거리 골목길에서는 청년창업가들이 운영하는 점포들을 만날 수 있다. 사진은 명동거리 청년상인 1호점인 `꽃처럼`의 모습. 사진=윤평호 기자
명동거리 골목길에서는 청년창업가들이 운영하는 점포들을 만날 수 있다. 사진은 명동거리 청년상인 1호점인 `꽃처럼`의 모습. 사진=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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