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자동차란 운전자가 운전하지 않아도 스스로 움직이는 자동차를 말한다.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미래를 다룬 SF영화에서나 보던 자율주행자동차가 현실로 다가왔다. 우리나라도 경기도 화성에 자율주행차 기술을 실제와 같은 환경에서 실험할 수 있도록 축구장 40배 규모의 가상 도시를 만들기로 했다.

자율주행차가 성공적으로 도입된다면 음주·졸음운전 사고율이 줄어들고 차량 간 상충·사고가 현저히 적어질 것이다. 정부는 2020년 고속도로 등 일정 구역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5단계 중 3단계 수준의 자율주행차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자율주행차의 개발과 더불어 `상용화`가 관건일 것이다. 자율주행차의 개발 속도와는 달리, 상용화하기까지의 도로 시설물이나 교통 정책, 법규 등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자율주행차는 ADAS(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으로 작동한다. ADAS란 객체와 차량 환경을 모두 감지해 안정적으로 교통상황을 예측할 수 있다. 운전자가 방향지시등 조작 없이 차로를 이탈하면 자동으로 핸들을 조향해 차로를 유지하도록 제어한다. 이러한 시스템들이 우리가 잡아야 할 운전대를 미래에는 대신 잡아주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아직 3단계에 불과한 시스템이 최종 5단계까지 가기엔 시간·기술적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운전하는 사람의 개입 하나도 없이 목적지까지 완벽하게 가는 자율주행차가 2020년에 나오기는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운전을 할 때 도로만 보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신호, 교통 표지판, 보행자, 끼어들기 차량 등 신경 쓸 부분이 매우 많다. 사실 사람도 운전을 `완벽`하고 `깔끔`하게 해내기 어려운데, 이것을 기계 혹은 시스템이 인식하고 적용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매우 복잡하고 심오한 부분이 될 것이다.

`트롤리의 딜레마`라는 것이 있다. 사람들에게 브레이크가 고장난 트롤리 상황을 제시하고 다수를 구하기 위해 소수를 희생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게 하는 문제 상황을 가리키는 말이다. 사람이 결정하기에도 매우 민감한 문제이다. 이것을 과연 기계가 해결할 수 있을까? 인공지능이라고 해도 사람과 같은 감정과 사고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예로 자율주행차가 사고를 당해 트롤리의 딜레마가 나타났을 때, 과연 이 시스템은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하다. 철학적으로 민감한 문제이지만, 앞처럼 극단적인 경우를 예로 들어 이것이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자율주행차에 대한 처벌 등을 어떻게 판결할지 법·규제에 대한 문제도 살펴봐야 할 것이다.

차체의 문제도 있지만, 3단계의 자율주행이 가능하게 하려면 그만한 교통시설물과 시스템이 갖춰져야 할 것이다. 현재로서는 도입이 된다고 해도 도로 위에는 비(非)자율주행차들이 건재하다. 도로 인프라를 구축하는 측면과 자율주행차 차체의 측면으로 나눠진다. 특수차선, 차로 표기, 도로시설 경계 등의 자율협력주행지원 도로시설을 구축하고 실시간으로 차체에 도로 정보 등이 업데이트 돼 이것이 상호작용해 자율협력주행이 가능해 지는 것이다.

자율주행차에 대한 연구가 여러 방면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은 레벨 3 정도의 자동차가 도로에서 상용화가 될 경우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자율주행자동차`라는 말만 들으면 그것이 출발부터 목적지까지 운전자는 손 하나 까딱 안하고 갈 수 있다고 착각할 수 있다는 점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현재는 레벨 3 수준으로 운전자의 작은 실수만 감안해 줄 수 있는 수준이지만 이것에 대해 과도하게 포장된 홍보는 지양해야 한다고 본다. 자율주행차의 원활한 주행과 소비자들의 안전을 위해 이런 부분은 정확하게 기재해야 한다.

자율주행차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차체, 도로 인프라, 법 규제 이 3박자가 골고루 맞아 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장은 우려가 있을 수도 있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이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상용화가 된다면 우리 삶은 크게 변하게 될 것이다. 아마 `운전자`는 꼭 사람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소멸할지도 모르겠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기술의 발달로 우리가 상상하는 멋진 미래세계가 현실이 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김명수 한밭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대한교통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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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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