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멤버로서 북한이 태도를 바꾸도록 역할을 다하고 있습니다."

찰스 헤이 주한영국대사는 23일 지역중견언론인 연구친목모임인 세종포럼과 대사관저에서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영국은 최근 유엔 대북 제재안이 통과하도록 유엔에서 큰 역할을 했다"며 "한·영 두 나라 간 교류와 협력 관계가 보다 발전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핵 및 미사일 도발로 촉발된 한반도 위기 타개와 국제 평화를 지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이행하고 있다는 의지다.

헤이 대사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와 관련, "한국은 영국의 가장 중요한 무역 파트너 국가 중 하나"라며 "(영국이) EU를 떠나더라도 더 긴밀한 관계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헤이 대사는 이날 안보뿐 아니라 경제, 문화 교류 활성화 등에 이르기까지 양국 관계 현황과 미래 지향적 발전상을 자세히 들려주며 우호와 친선을 역설했다.

특히 그는 "올해가 한영 상호교류의 해"라고 환기한 뒤 문화예술을 매개로 한 양국 간 교류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전일보사 주최로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열리고 있는 스코틀랜드 무빙토이 특별전에 대해 `엑설런트(탁월한)`라는 표현을 써가며 지방 개최에 커다란 의미를 부여했다.

한영 상호교류의 해에 대해선 주요 행사를 일일이 소개하며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이 행사는 새로운 작업을 시도하는 예술가들과 관객 개발에 초점을 둔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는 게 대사관 측의 설명이다.

역동적인 창의 경제에 필수적인 5가지 주제인 도시와 디지털 기술을 통한 변화와 혁신, 다양성과 통합, 창의 기업가 정신, 창의 교육을 주제로 영국의 혁신성과 탁월함을 한국과 공유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양국 예술가와 예술기관 간 협업으로 관객을 창출하고 경계를 뛰어 넘어 창조적인 작업으로 발전시키자는 취지다. 스코틀랜드 무빙토이 특별전이나 청주공예비엔날레 영국관의 `형태 +움직임` 전이 대표적이다.

"지난 2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을 시작으로 평창 동계올림픽 때까지 대전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수많은 프로그램이 진행된다"고 언급하는 대목에서는 한·영 예술가 및 예술기관 간 장기적 협력의 토대를 마련하고자 하는 바람이 묻어났다.

한국의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의 원전 공사 재개 결정과 관련한 영국의 에너지 수급 정책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영국은 2025년 석탄 사용을 완전히 금지한다"고 소개한 뒤 "재생에너지와 원자력, 가스를 함께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생에너지 개발이 정상 궤도에 오르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점진적인 탈원전 정책이 불가피하다는 말로 들렸다.

헤이 대사는 간담회 중 대전과의 인연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내년 3월 이임한다고 밝히는 대목에서는 진한 아쉬움을 내비쳤다.

"조만간 세계적 권위를 가진 과학자들과 함께 대전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한·영 간 과학 혁신은 대단히 중요한 협력 사항입니다. 과학기술 분야의 교류도 더 활발히 이루어져야 하겠죠."

서울=송신용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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