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용준 충남연구원 연구위원 인터뷰

오용준 충남연구원 연구위원
오용준 충남연구원 연구위원
내포신도시 발전의 핵심은 `인간 중심도시`가 돼야 한다는 점이다. 인간은 자유도가 높아지고 사회적 관계가 개선될 때 행복감을 느낀다고 한다. 때문에 시민의 행복도를 높일 수 있는 정주환경을 어떻게 만들지 고민해야 한다.

우선 차량 이용이 조금 불편해도 사람이 안전하고 편리한 도시로 성격을 전환해야 한다. 내포신도시는 교통 정온화(靜穩化)기법을 적용할 계획이었지만, 실제 개발과정에서는 보행자 중심의 도시계획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았다. 더구나 내포신도시 상업지역을 슈퍼 블럭(Super block)으로 계획하고, 공공청사나 중심상업업무시설 용도를 수직적으로 결합해 토지이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이런 고층건축물은 사람들을 더 이상 빌딩 밖으로 나오지 않게 하고, 주간에는 보행자가 없는 도시를 만들게 된다.

보행자 중심의 도시로 조성하기 위해 추가이전 공공기관은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저밀도로 분산배치하고, 상업지역에는 노천카페를 설치하며 연도형(連道形) 아파트를 확대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해볼 만 하다.

노천카페는 옥외공간의 삶이자 중요한 도시매력 중 하나다. 미국 뉴욕시는 보행서비스수준이 높은 상위 A, B, C등급에서 노천카페를 허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연간 510달러의 노천카페 허가비용을 징수해 이용자의 유지관리 책임을 의무화하고 있다. 세종시의 경우 거리에 보행자를 유인하고 도시미관을 형성하는 강력한 기법으로 연도형 아파트를 활용하고 있다.

주민들의 사회적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공동체를 활성화하는 것도 주요 과제 중 하나다.

내포신도시에는 충남도가 단독주택용지에 행복농장을 조성하고, 아파트 사업 시행자가 공동주택단지 내 텃밭을 조성해 분양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홍성군은 내포신도시 텃밭조성사업으로 육묘를 무상 분양하고 도시민 원예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내포신도시의 공원면적은 총 1.1㎢로 전체 도시면적의 11.2%를 차지하고 있는데, 1년 운영관리비용만 30억원에 달한다. 공원은 신도시민의 건강과 녹색복지를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지만, 홍성군과 예산군이 재정이 열악한 상태에서 공원을 유지관리한다는 점이 최대 걸림돌이다.

때문에 미국 시애틀(Seattle)의 `커뮤니티 가든(Community Garden)`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피-패치 프로그램(P-patch Program)이라고 불리는 시민정원은 매년 6000명 이상의 정원사가 75개의 지역에서 10t 이상의 농산물을 재배, 지역의 소외계층을 지원하는 식품지원단체(Food Bank)에 공급하고 있다. 지역의 공동체 의식을 공원을 통해 활성화한 사례다.

마지막으로 내포신도시는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주변 농촌지역과 균형발전하는 포용적 성장(Inclusive Growth)을 지향해야 한다. 내포신도시는 개발계획에서부터 개별 시설물의 계획·설계·유지관리단계에 이르기까지 사회적 약자의 입장과 특성을 충분히 반영해 여성·아이들에게 편리하고 안전한 공간이 돼야 한다.

또 홍성군과 예산군 주민이 내포신도시나 주변 소도읍 어디에 살아도 존중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내포신도시와 주변지역 간 상생발전정책이 필수적이다. 내포신도시는 높은 수준의 삶의 질을 갖춰 가는데, 신도시 주변지역 삶의 질이 열악하기만 하다면 위화감으로 상생발전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내포신도시로 인한 홍성, 예산 공동화현상을 억제하는 충남형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할 시점이다.

오용준 충남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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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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