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를 능가하는 최신버전 `알파고 제로`가 공개됐다. 신문지상의 제목들을 살펴보니 `스스로 깨우쳐 백전백승`, `알파고제로, 난제들 해결할 잠재력 있다. 터미네이터 생각된다` 등 알파고 제로의 등장에 바둑계는 물론이고 많은 사람들이 놀라고 있다.

지난해 3월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에서 이세돌 9단을 4대 1로 이긴 알파고의 등장은 인공지능 로봇시대에 대비해야 한다는 거대담론을 여러 분야에서 형성했다.

그런데 알파고 이후 1년 7개월여 만에 등장한 `알파고 제로`는 독학을 통해 원리를 깨우치고 새로운 방법을 개발해 알파고를 뛰어 넘었다고 한다. 인간 지식의 한계를 넘는 인공지능 로봇의 진화로 백년지대계라 하는 교육은 불확실한 미래, 너무 빨리 변하는 시대를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바빠지게 됐다.

미래사회는 학생들이 `무엇을 알고 있는가?`에 관심이 없다. 이미 지식은 우리 학생들의 몫이 아닌 시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시대 우리 학생들은 `무엇을 알고 있는가?`가 아닌 공동체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집중해야 한다. 지식보다는 역량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학교는 공부하는 곳이다. 학교에서 배운 공부는 일생을 살아가는 밑거름이 돼야 한다. 그러나 미래 교육을 말할 때 학교는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지금처럼 입시만을 위한 공부를 한다면 말이다. 입시만을 위한 공부는 대학 입학과 함께 효용가치가 사라진다. 설명 듣고, 외우고, 시험 보고, 잊어버리는 학습에서 생각하고, 질문하고, 토론하고, 실천하는 학습으로의 전환이 돼야만 하는 것이다.

충남도교육청은 배움과 삶이 일치하는 공부, 자연과 사회, 그리고 인간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키우는 공부, 자신과 세계를 변화 시키는 공부인 `참학력` 신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참학력은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삶의 길을 찾고 더불어 살아가는 데 필요한 힘`을 말한다. 기초학력과 교과 지식 교육, 창의적 체험활동과 봉사활동 같은 비교과교육을 통해 지식 전달과 암기 위주의 학력을 넘어 인문학적 소양과 생명존중, 생태적 감수성을 갖춘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그에 합당한 미래역량을 키우는 학력이다.

미래역량은 자기주도적학습능력, 창의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능력, 소통하고 공감하는 능력을 말한다. 이미 수학능력 시험을 비롯한 대학입시, 국·내외 기업의 채용 시험 역시 이런 능력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참학력을 구현하기 위해 도교육청은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의 일체화를 추진하고 있다. 교과 교육과정의 재구성을 통한 배움 중심 수업, 학생들의 역량을 키우는 과정 중심 평가, 학생들의 성장발달을 확인하고 지원하는 학교생활기록부 기록을 일상화, 일체화한 것이다. 가르침과 배움, 수업과 평가, 과정과 결과의 성장 기록은 따로 국밥이 아니다.

이 모든 것은 배움이 즐거운 수업에서 이뤄져야 한다. `멋진 배를 만들기 위해서는 배 만드는 기술보다 바다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갖게 하라`는 말이 있다. 공부에 대한 흥미를 갖고, 배워서 새로움에 낯설지 않고 그것을 활용하는 창의·융합적 사고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과정에서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배우고, 배려와 공존을 실천한다면 우리 학생들은 미래사회에 잘 적응해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될 것이다.

이와 함께 교사들의 수업활동 연구를 위한 교사학습공동체 활성화, 초등학교에서는 일제식 지필평가를 지양하고 과정중심의 상시형 평가로의 전환, 충남형 자유학기제를 도입한 전환학기-자유학기-연계학기의 운영, 교실수업 개선 노력 등 인공지능과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살아갈 미래인재를 위해 수업과 평가, 교육과정 운영의 틀을 참학력을 키울 수 있도록 재구성해 실천하고도 있다.

기계가 지능을 입고 인간을 닮아가는 시대에 학생을 공부기계로 만들어서는 안된다. 이제는 참학력을 펼쳐야 하는 시대다. 선생님은 아이들을 생각하고, 학생은 자신의 삶을 소중히 여기며, 교사·학생·학부모·지역사회가 함께 인간답게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충남교육은 참학력 기르기에 더욱 노력할 것이다.

김지철 충남도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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