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1년 10월 알라스카의 금광도시 퍼어뱅크스에 있는 큰 창고 안에서 개들이 짖는 소리가 들렸다. 그곳에 투견장이 생겼다. 그때 알라스카에서는 20여년 동안이나 계속되던 금광 경기가 사라지고 공장들이 문을 닫아버리자 돈을 벌려고 모여든 사람들이 빈창고 안에다 투견장을 만들었다.

그때 10월 북극권에 속하는 그곳에서는 낮이 사라지고 밤만이 있는 계절에 들어가고 있었다. 그래서 할 일이 없어진 사람들은 그 창고 안에 만들어진 투견장에 몰려들어 돈을 걸고 개싸움을 보고 있었다. 싸움판이 된 우리 안에는 참피언 개인 마스티프가 등장했다 .마스티프는 고대 로마시대부터 투견으로 사용되던 개였다.

세 마리의 마스티프는 곰을 죽이고 네 마리의 마스티프는 사람도 죽인다는 맹견이었다. 큼직한 대가리에 뭉뚝한 주둥이를 갖고 있는 그 개는 보기만 해도 무서운 개였다. 마스티프는 무게가 75kg쯤 되는 대형개였는데 다부지면서 민첩한 개였으며 자기보다 더 크고 무서운 개들도 모두 쓰러뜨렸다. 연전연승이었다.

이번에 그 마스티프와 싸울 도전개는 영국에서 온 불독이었다. 거기서 그 처음으로 불독을 본 사람들은 흥분하여 그 개에서 돈을 걸었다. 그 개는 그만큼 괴물스러운 개였다. 몸무게는 60kg쯤이었으나 짧은 다리를 가진 그 개는 괴물스러웠다. 사실 그 개는 사람들이 소와 싸움을 시키기 위해 훈련한 개였다. 소의 뿔에 받혀 날아가지 않도록 납작하게 소의 밑으로 들어가 소의 콧등을 물고 늘어지게 만들어졌다. 불독은 한 번 물고 늘어진 상대로부터 절대로 떨어지지 않았다. 상대가 지쳐 죽을 때까지 물고 늘어지는 개였다. 그만큼 질기고 잔인한 개였다. 마스티프와 불독은 무려 한 시간 동안이나 싸웠다. 불독은 필사적으로 싸웠으나 상대는 소보다 민첩했다. 마스티프는 불독이 가슴 안으로 파고 들어오지 못하게 굵은 앞발로 불독의 대가리를 누르고 있었다.

불독의 귀가 찢어지고 대가리가 피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출혈과다였다. 그대로 두면 출혈과다로 죽을 것 같아 불독의 주인은 기권을 했다.

마스티프는 참피언의 자리를 지켰으나 그날 밤에는 더 무서운 상대와 싸우게 되었다. 그레이덴이었다.

그레이덴은 세계에서 가장 큰 개였다. 몸무게에서는 세인트버드에서 뒤졌으나 키는 세인트버나드보다 컸다. 그 개는 독일에서 멧돼지 사냥을 했으나 곰과도 싸웠다.

그때 투견장에서 어깨높이의 키가 1m 가까운 그 거대한 개를 보고 크게 놀랐다. 엄청난 개였으나 그 어느 종류의 개도 그 녀석의 적수가 될 것 같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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