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위산업체가 미숙련자를 공군 주력 전투기 정비에 투입하면서 조정사들의 생명이 걸린 엔진까지 부실정비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20일 "한화테크윈이 전방위적인 노조 탄압을 벌이느라 미숙련자를 전문 지식이 필요한 정비 작업에 투입해 공군 주력 전투기 조종사들의 생명이 걸린 엔진까지 부실 정비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이 공군본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군이 342억 원을 투입해 한화테크윈과 계약한 F-16 계열 전투기의 엔진 외주 창정비 과정에서 작년 한 해 11건의 `불만족` 사례가 발생했다. 올해 들어 9월까지도 9건이 발생했다.

이는 공군의 외주 창정비를 맡은 LIG넥스원이 최근 5년간 단 한 건의 불만족 사례도 만들지 않은 것과 대조된다. 대한항공에서는 지난해 6건의 불만족 사례가 발생했지만, 문제점을 개선해 올해는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불만족 사례는 부품을 하나하나 분해해 검수하고 정비하는 최상위 정비지원체계인 창정비가 끝난 후 공군의 검수 과정에서 드러난 부실 정비를 말한다. 무기체계의 성능이나 운용자 안전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공군에서 매우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부분이다.

한화테크윈이 만든 불만족 사례는 주요 부품을 잘못 장착하거나 조립 상태가 미흡한 경우였다. 엔진 내부 이물질을 덜 제거하는 부실 정비도 있어 자칫 조종사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었다.

김 의원은 "이런 불만족 사례는 한화테크윈이 노조를 탄압해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14년 11월 삼성테크윈이 한화로 매각된다는 사실이 발표된 후 직원들은 금속노조 삼성테크윈지회를 설립, 매각 저지 투쟁을 시작했다. 이에 사측은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업무 전환배치를 강요했다. 그 와중에 6명이 해고됐고 100여 명이 징계를 받았다.

회사 내부 문제로 부실 정비가 속출하자 공군은 작년 7월 한화테크윈을 현장 점검했고, `회사 변경에 따른 신규채용 등 저숙련자 작업 투입 증가 및 기존 요원의 심리적 불안정`을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보고서를 냈다.

공군은 올해 전투기 엔진 외주 창정비 계약을 위해 한화테크윈에 277억 원을 지불했으며, 내년에 218억 원의 계약을 추가로 맺을 예정이다.

김 의원은 "한화테크윈은 국가안보와 조종사 목숨을 담보로 노조 탄압을 벌인 방산업계의 `블랙 기업`"이라며 "계약 단계에서 지속적인 부실 정비에 대한 강력한 불이익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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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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