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경찰이 일선 경찰관들의 성폭행 범죄로 `마(魔)의 10월`을 보내고 있다. 이달 들어 성폭행 혐의에 연루된 현직 경찰관이 2명이나 된다. 당장 어제 새벽 대전 중심지 경찰서에 소속된 한 경찰관의 성폭행 사건은 상상이 가지 않는다. 피해자 신고를 받고 현장에서 체포된 해당 경찰관은 대학 후배로 알려진 여성을 자택에서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 여성은 결혼을 앞둔 해당 경찰관에 대한축하 모임에 참석했다가 변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직 경찰관이 성폭행 범죄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고 최악의 경우 인신구속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듯하다. 사건 전말은 경찰조사가 끝나봐야 하지만 피해 여성이 112에 범죄 신고를 했을 정도면 사안이 중하다. 도리 없이 재판에 넘겨질 것이고 경찰 제복도 벗어야 할지 모른다. 한 순간 무슨 악령에 씌었는지 모르나 치명적인 범죄 양태에 이른 이상 참작의 여지가 좁아 보인다.

이 사건 여파도 심상치 않은 마당에 지난 14일에는 대전의 한 파출소 소속 간부급 경찰관이 음독을 시도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묘하게도 이 경찰관 역시 성폭행 관련 혐의로 경찰 조사가 진행중이고 그러자 심적인 중압감을 이기지 못한 나머지 극단적인 결심을 불사한 것으로 수사경찰 측은 보고 있다. 이 간부 경찰에게 피해를 입은 30대 여성은 이른바 데이트 폭력 피해자였다고 한다. 그 사건을 음독 경찰관이 맡았던 것 같고 사건이 일단락 되자 지난 11일 사례 겸 저녁 식사를 같이하고 그 여성의 집에 동행했다가 태도를 바꿔 성관계를 요구한 것으로 돼 있다. 이 여성이 침착히 대응해 화를 입지는 않았지만 그 경찰관은 강간미수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사건 관계인으로 알게 된 여성을 상대로 불순한 마음을 품은 게 맞다면 제복 입은 경찰 간부로서 이런 민망한 불상사가 또 있겠나 싶다.

현직 경찰관들의 잇단 성폭행 관련 추문으로 대전경찰은 유명세 아닌 유명세를 치르게 됐다. 직무역량으로 시민들 믿음을 얻어야 할 판에 역주행하고 있는 꼴이니 난감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경찰 수뇌부 차원에서 심기일전할 방도를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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