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프레이는 자기를 해칠 적인 사람들을 발견하고도 당황하지 않았다. 코프레이는 죽은 사람의 눈과 같은 눈으로 사람들을 조용히 보고 있었다. 이제 자기가 죽일 상대를 보고 있는 중이었다.

코프레이들과 사람들의 그런 대치는 2분간이나 계속되다가 폭발했다. 코프레이가 먼저 사람들에게 돌진했다.

무서운 순발력이었다. 일반적으로 소들은 순발력이 느린 짐승들이었으나 코프레이는 달랐다. 코프레이는 공격의 첫발부터 무서운 속도를 내고 있었다. 보통 소들은 시속 60km 이상을 내지 못하는 짐승이었으나 코프레이는 공격의 첫발부터 그 이상의 속도를 내고 있었다.

코프레이가 공격을 하자 그 모습을 볼 수 없게 되었다. 사람 허리만큼이나 자란 잡풀들이 무성한 정글과 숲속에 몸이 들어가버렸기 때문이다. 보통 들소같은 큰 짐승이 정글의 숲속 안에 들어가 달리면 잡풀들이 쓰러지고 짓밟혀 소리가 나는 법이고 회오리바람과 같은 소리가 나는 법인데 코프레이에게는 그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워낙 빠르고 민첩했기 때문이었다.

"온다. 소들이 덤벼든다."

코프레이와 대치하고 있던 사람들도 또한 침착했다. 50m의 거리가 순식간에 단축되었으나 이든 교수는 발포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이든 교수는 50m의 거리가 10m로 단축될 때까지 발포명령을 내리지 않고 있다가 짧게 소리쳤다.

"쏘아. 모두들 쏘아."

거리가 10m로 단축되었을 때 사람들은 순간적으로 코프레이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람들은 단검 같은 소들의 뿔들을 일순간 볼 수 있었다.

과녁은 그 뿔 밑에 있는 두 눈 사이였다. 동전만 한 과녁이었으나 숙련된 사수들은 실수를 하지 않았다. 네 명의 총구에서 총탄들을 맞고 맨 앞에서 덤벼들던 두목이 뒹굴어 뒤집어졌다.

두목의 거대한 몸이 뒹굴면서 뒤집어져 하얀 배가 보였고 네 다리가 공중을 보고 헤엄치고 있었다. 치명상이었다. 아무리 괴물이라도 대가리에 네 발의 총탄을 맞고도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었다. 두목뿐만 아니라 두목 옆에 붙어 있던 또 다른 한 마리도 뒹굴었다. 그놈도 역시 치명상을 입은 것 같았다.

사수들은 두 마리를 쓰러뜨린 후에 얼른 재장탄을 했으나 이든 교수가 사격중지를 명령했다. 세 마리를 다 죽이면 안된다.

코프레이는 사람을 마구 죽이는 해수였으나 그래도 멸종을 시키면 안되는 희귀종이었다. 한 마리라도 살려두어 멸종을 막아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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