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나무 책꽂이]

◇파란 아이 이안(이소영 글·그림)=태어난 아기들을 보면 대부분 엉덩이에 몽고반점이 있다. 푸르른 몽고반점은 마치 이 세상에 태어난 아기들에게 주어지는 표식 같다. 그런데 이 책의 주인공 이안이는 얼굴에 파란 점이 있다. 이안이의 부모는 얼굴의 파란 점으로 전전긍긍하기도 하고, 이안이는 파란색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친구들과 갈등을 겪기도 하지만 빨간 머리의 롱을 만나며 변화해간다. 자신의 색깔인 파란색을 소중히 여기면서도 다른 이의 색깔도 받아들일 줄 아는 아이가 된 것이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타인에 의한 선입견이 입혀지기 전에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먼저 가르쳐 주는 것이 중요함을 이 책은 일깨워 준다.

세계독자 사로잡은 작가의 어린시절

◇제인 오스틴(데보라 홉킨슨 글·친 렁 그림·길상효 옮김)=`이성과 감성`, `오만과 편견`, `맨스필드 파크`, `엠마`, `노생거 수도원`, `설득`. 단 여섯 편의 소설로 200여 년 동안 전 세계 독자를 사로잡은 제인 오스틴. 제인의 소설은 총명함과 유머 감각, 예리한 관찰력을 갖춰 인물들의 미묘한 심리적 갈등을 감각적이고 풍자적으로 묘사한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당시 유행하던 소설의 답습을 거부하고 자기 눈에 새긴 대로 세상을 그려 낸 당돌한 제인의 어린 시절을 유쾌한 글과 아름다운 그림으로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각양각색 사랑스러운 내 친구들

◇우리는 1학년 1반(현주 글·그림)=우리 아이들 대부분은 여덟 살이 되면, 초등학교 1학년이 된다. 초등학생이 된다는 건, 신나게 놀았던 유아 시절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사회를 만난다는 뜻이다. 학교는 유치원이나 어린이집과는 완전히 다른 곳이다. 거울 보며 머리 빗느라 정신이 없는 아이, 지독한 방귀를 뀌는 아이, 걸핏하면 화를 내는 아이. 돋보기를 통해 아이들을 관찰하는 현이는 이런 아이들을 `골칫덩어리`처럼 보는 게 아니라 모두 사랑스럽게 바라본다. 친구들을 바라보는 현이의 애정 어린 시선 덕분에 독자들은, 사회적인 편견 없이 대상을 바라볼 때 모든 면이 장점이자 개성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조금 늦어도 괜찮아

◇거북이 나라의 금방(류쉬꿍 글·그림·심봉희 옮김)=거북이나라에 여행을 간 토끼는 거북이나라에 바쁜 일이 없는 걸 보고 의아해한다. 거북이들은 느긋하게 기다리면 금방이라며 조금 늦어도 불평하지 않는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가고 싶은 곳도 많고, 보고 싶은 것도 많은데 시간이 부족할까봐 조바심이 날 때가 있다. 언제고 어느 때이고 절대 서두르는 일이 없는 거북이를 의아하게 생각하던 토끼는 거북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어느새 느긋하게 기다리는 일에 익숙해진 자신을 발견한다. 이 책은 무조건 빨리빨리 해야 한다는 조급함에서 벗어나 조금 천천히 마음의 여유를 생각해 보게 하는 차분한 그림책이다.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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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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