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한민국은 `브런치`의 열풍이 거세다. 브런치(brunch)는 아침식사(Breakfast)와 점심식사(Lunch)의 합성어로 두 식사시간 사이에 먹는, 이른 점심식사를 뜻하는 말이다. 미국 TV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의 주인공인 뉴욕의 여성들이 여유롭게 브런치를 먹으며 즐겁게 수다를 떠는 모습이 20-30대 한국의 여성들 사이에 선풍적인 인기를 얻게 되었다. 국내에도 브런치 열풍이 불었고 최근에는 브런치 카페 창업이 외식산업의 대세 중 하나가 되었다.

한국인의 식문화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며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이 된 브런치는 공연예술계에도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일명 `브런치 콘서트`의 등장인데, 주로 저녁 시간대에만 열리던 공연들을 오전 늦은 시간대에 즐길 수 있게 한 공연 기획이다. 13년 전인 2004년 9월 서울 서초동에 있는 예술의전당이 여유로운 오전, 저렴한 관람료를 표방해 기획한 프로그램으로 시작해 이제는 장르를 뛰어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다.

브런치 콘서트는 평소 시간을 내기 힘들어 문화생활을 쉽게 즐기지 못했던 주부들 사이에서 특히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아이들의 등교와 남편의 출근 후 찾아오는 여유로운 오전에 다양한 공연을 즐기며 알차게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비교적 낮 시간이 자유로운 중년층도 브런치 콘서트의 주관객이다. 어른들뿐만 아니라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어린이극 또한 오전 시간대에 공연을 열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처럼 공연계에서는 관람 편의 제고 및 새로운 고객 개발이라는 성과를 내기 위해 다양한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대전에도 오전 시간에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브런치 공연이 많다. 먼저 꼽을 수 있는 게 대전시립연정국악원의 `아우락`(아침에 우리 가락) 공연이다. 예전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재미있는 전래동화를 연극배우의 내레이션과 국내 정상급 연주자들의 국악이 함께하는 스토리텔링 콘서트로 25일 수요일 오전 11시에 시작된다. 또 매주 수요일 오전 11시 대전시청 청사 20층 하늘마당에서 열리는 `수요 브런치 콘서트`와 대전예술의전당 기획공연 `아침을 여는 클래식` 공연 등을 적잖은 시민들이 찾아가고 있다. 깊어가는 가을, 여유로운 오전 시간에 브런치 콘서트와 함께 힐링의 시간을 가져 보시길 바란다. 최민혁 대전시립연정국악원 성악(판소리)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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