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중학교 재학생을 둔 학부모 김모(44·유성구 하기동) 씨는 오는 25일 예정된 아이의 수학여행에 불안한 마음이 든다. 매년 반복되는 전세버스 등 안전사고에 혹시나 하는 마음 때문이다. 김 씨는 "안전사고가 워낙 자주 발생하다 보니 수학여행 같은 단체 활동에 아이를 보내기가 불안해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래도 학창시절의 단체활동이 소중한 경험으로 남았던 것을 생각하면 철저하게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형태로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 지역 한 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최모(38) 씨도 수학여행이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 시설과 프로그램에 대한 아이들 만족도가 낮은 상황에 안전사고에 대한 부담까지 지어가며 수학여행을 떠나야 하는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가을철 `수학여행` 시즌을 맞았지만 가정과 학교 현장에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전세버스에 대한 사고가 급증하면서 유아와 초·중·고교생 자녀를 둔 부모들의 이에 따른 불안감이 큰 상황이다.

17일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내달까지 지역 초·중·고 63개교가 수학여행을 예고하고 있다.

대부분 학교들은 대규모로 진행했던 예전의 수학여행과 달리 학생들을 150명 미만 소규모로 쪼개서 수학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또 부서에서 여행지나 주제 등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각 학급의 담임교사들이 반에 맞는 주제를 설정하는 쪽으로 계획을 잡고 있다.

대규모로 이동할 경우 차량 꼬리물기 등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최대한 학생들을 소규모로 구성해 안전을 확보하겠다는 게 시교육청의 설명이다.

하지만 학생 300명 이상이 참여하는 중규모 이상의 수행여행도 여러곳의 학교가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수행여행의 이동수단이 모두 전세버스라는 점에서 사전에 사고예방을 위한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에서도 전세버스 사고 등 수행여행에 대한 안전사고가 종종 발생했기 때문이다. 2012년 대전 A중학교 학생들이 탄 관광버스가 강원도에서 추락해 학생과 교사 40명이 부상을 당했고, 2013년에는 충남 태안에서는 사설 해병대 캠프 사고로 공주사대부고 학생 5명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안전이 화두가 된 만큼 전세버스에 대한 점검과 버스기사 음주 상태 등을 확실히 점검하고 있다"며 "학교들이 소규모 학급단위로 안전한 수학여행을 실시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호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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