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가 미래발전 전략 수립에 부쩍 재미를 붙인 듯하다. 어제 열린 천수만 권역에 대한 종합발전전략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 착수 보고회만 해도 일반의 의표를 찌른다. 천수만은 천혜의 서해안 자원 보고로 개발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이에 착안에 충남도가 천수만 발전 마스터 플랜 수립의 첫 걸음을 뗀 게 어제 행사라 할 수 있는데 지역민들로선 가슴이 설레일 만하다.

충남도정은 대체로 미래발전 전략 분야에 방점을 찍고 있는 인상을 준다. 천수만 일원에 대한 미래 비전 제시도 그렇고 몇 달 전 제시된 한·중 해저터널 건설 사업도 출발점 면에서 유사하다. 충남도가 지역 특장과 특성을 살려 발전전략을 수립해 관광자원화하려는 의욕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 큰 그림을 그리려면 길게 멀리 보면서 백지에 채울 내용물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과 정보 습득이 전제돼야 하는데 그 점에서 의욕적이고 도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여간해선 대형 프로젝트 추진에 대해 엄두를 내기가 쉽지 않다. 공간적 범위가 광대하고 사업기간이 길어 세게 각오를 다지지 않으면 용두사미에 그친다. 이번 천수만 개발용역의 경우도 앞으로 추진과정에서 숱한 어려움에 봉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앞서 나온 해저터널 과제 건도 기대대로 `호랑이`를 그릴 수 있게 될지 아니면 유야무야될지 지금 단계에선 어느 것도 장담하지 못한다. 적어도 특정 대규모 사업들은 사업타당성, 재정부담 및 민간자본 유입, 여러 관련 규제를 유보시키는 법제화 작업 등이 체계적으로 맞물려 돌아갈 때 비로소 궤도에 진입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예상되는 문제들 중엔 충남도 역량으로 해결 가능한 사안이 있을 수 있는 반면, 아무래도 중앙정부의 재정적 뒷받침이 필수적이며 그리고 기왕이면 법제화 수준으로 끌어올려 쐐기를 박을 수 있다면 마땅히 그렇게 해야 한다.

충남도 미래 발전 청사진 마련은 도정의 예측성·지속 가능성과 맥을 같이한다. 그럼에도 대형 사업에만 경도되면 당면 현안과제들이 가려지게 된다. 미래를 기획하고 구상하는 일에 재미를 붙이는 것도 좋지만 너무 붕 뜨지는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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