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회가 18일부터 20일까지 진행하는 제주도 연찬회를 바라보는 지역사회의 시선이 곱지 않다.

국회 예산심의를 앞두고 있음은 물론, 북한 도발 등 안보위기까지 겹친 중요한 시기에 대전시 수뇌부까지 참석해야 할 연찬회를 외지에서 진행하며 다양한 행정 낭비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번 연찬회에는 총 1000만 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돼 전반기 의회 당시 지역 연찬회 개최를 통해 예산을 절감한 사례와 대조를 이룬다는 평가도 있다.

17일 대전시와 의회 등에 따르면 시의원 13명과 의회 사무처 직원 19명 등 총 32명은 18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대명리조트 제주에서 정기연찬회를 갖는다.

연찬회를 둘러싼 가장 큰 논란은 개최시기와 장소에서 비롯됐다. 지역은 물론 국가 안팎으로 다양한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까지 가서 연찬회를 진행하며 행정 및 예산 낭비 논란을 자초하게 된 것. 시의회 연찬회의 경우 관례상 집행부인 대전시의 수장을 비롯해 간부 공무원들이 방문해 오고 있어, 행ㅗㅎ사 기간 동안 대전시장 등이 의회와 관계를 위해 자리를 비우는 `공백 상황`을 초래한다. 시의 한 간부공무원은 "가뜩이나 바쁜 시기에 의원들을 위해 제주도까지 가는 것이 옳은 지 모르겠다"며 "가까운 곳에서 연찬회를 하면 모두 좋았을 텐데"라고 피력했다.

지역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연찬회를 진행하며 관내 행사에 비해 많은 예산이 들어간다는 점도 문제거리로 꼽힌다. 이번 연찬회의 1인당 비용은 항공료 17만8400원과 숙박비, 식비 등 모두 38만3400원에 달한다. 전체 1226만8800원의 혈세가 사용되는 셈이다. 특히 대전시의회의 이 같은 모습은 인근 지역 광역의회와도 대조를 보이고 있다. 충남도의회의 경우 관내에서 전체의원 연찬회를 진행, 불필요한 행정 및 예산 낭비를 줄였다. 대전시의회 전반기 의회에서도 연찬회 지역 개최를 추진해 적잖은 예산절감 효과를 거뒀다.

이번 연찬회 중 일부가 관광 일정으로 잡힌 점도 논란을 일으킬 여지가 있다. 의회는 연찬회 기간 동안 백남준 작가 등 작품이 전시된 아라리오 뮤지엄 탑동시네마를 관람하고, 세계 최고의 휴양생태 관광지로 꼽히는 절물자연휴양림과 아이스 뮤지엄, 3D착시아트, 5D영상관으로 유명한 수목원테마 파크 등을 둘러볼 계획이다. 또 한라특산 농수특산품직매장 방문 일정도 있다.

문창기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연찬회는 의원들 학습의 자리로 기획되고 진행돼야 한다"며 "연찬회가 시민의 상식선에서 진행됐으면 한다. 그래야만 시민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의회가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한편 의회는 연찬회 기간 동안 의정 능력 향상을 위해 한국코치협회 남관희 코치의 `소통하는 대화 VS 안 통하는 대화` 직무연찬 강의와 송재호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의 `문재인정부 국가균형발전과 대전광역시`를 주제로 한 강의를 듣을 예정이다.

이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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