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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삭은 근대의 시간 발길 머무는 나그네

2017-10-17기사 편집 2017-10-17 17:24:02

대전일보 > 기획 > 추억이흐르는그곳 골목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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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흐르는그곳 골목길] ⑧ 충남 강경읍 골목길

첨부사진1고대와 현대가 한데 어우러진 대흥로길 사진= 이영민 기자
옛 포구의 명성을 간직한 충남 강경은 원산항과 함께 조선 2대 포구로 불린 곳이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2만6000명이었던 이곳은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9700명으로 쇠락했지만 골목마다 시간의 단층이 켜켜히 쌓여 도도히 흐르던 역사의 자취를 엿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6·25 한국전쟁때 시가지 전투와 폭격으로 소중한 근대건물과 시가지가 70% 이상 파괴되고 교통환경의 변화 등으로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한 강경은 1968년 대흥시장이 개장되면서 대흥로길이 강경의 번화가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1970년대 들어 호남고속철도 개통 등으로 교통환경이 변하고 1978년을 마지막으로 강경 객주업이 마감되고 만선을 알리는 어부들의 노랫소리도, 상인들의 흥청거림도, 부둣가의 호황도 사라지면서 전성기 강경의 도시기능이 소멸되면서 대흥시장도 강경의 중심 상권이라는 명맥만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다만 1997년 당시 20여 개의 젓갈상회들이 주축이 돼 강경젓갈축제를 시작한 것이 계기가 돼 지금은 대흥시장 주변을 비롯해 강경읍내 전역으로 젓갈점포가 140여개로 늘어나면서 강경은 새로운 상권의 면모를 보이고 있지만 젓갈 축제가 10여개로 늘어나면서 수익 창출이 이전만 못 하다는게 상인들의 설명이다.

박상기 (52)협동상회 대표는 "젓갈판매업소는 늘어난 반면 소비자들은 줄어 젓갈판매 상인들이 너나 없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그렇다고 불황을 타개할 묘책도 없어 안타까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강경의 쇠락은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자세로 다시 도약해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강경이 번창하던 조선시대와 일제 강점기 등 강경의 역사와 문화를 연구하는 강경역사문화연구원이 연구중인 극장골목, 섬말고삿, 화학루골목(쓰리 꾼), 은근자 골목(술집 골목), 사주거리, 솥 공장거리(중국인 거리) 등 60여 개의 골목길이 대표적이다. 골목마다 숨어 있는 이야깃거리를 발굴해 스토리를 입힌다면, 한창 번영하던 강경의 옛 모습을 조금씩 되찾을 수 있지 않겠냐는 것.

강경은 이야기를 입힐 수 있는 역사적인 공간이 여전히 많이 있다.

대흥로길에서 좌측으로 보면 사계 김장생과 우암 송시열 두 인물이 조선 유교사를 화려하게 써내려 간 유장한 이야기가 서린 곳 임이정과 팔괘정이 금강 길에 자리 하고 있다. 1902년 충남에서 최초로 우편취급소가 설립되고 1904년 최초 여관이 문을 열었다. 1905년에는 은행이 설립되고 1907년 지방법원 강경지원이 설립되는가 하면 1906년 일본인 의사 개업을 시작으로 1927년 산성병원 1928년 호남병원 등이 설립되면서 근대 문명지로 발전을 거듭했다.

또 현 강경상고에서부터 피카소 노래방(구 강경극장) 구간 800여m는 본정통 거리(현 태평길)로 지금도 일본인들이 살던 주택이나 건물들이 흉물스럽게 혹은 깨끗이 정비한 모습으로 남아 있어 나그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이와 함께 조선후기 실학자 이중환이 풍물과 경치에 빠져 '택리지'를 집필한 강경의 골목 곳곳에서 오래 전 영화에서나 봄직한 근대건축물을 유난히 많이 만날 수 있다.

남일당 한약방, 강경읍 염천리 있는 구 강경 노동조합 건물, 강경중앙초등학교 강당, 등록문화재 324호인 한일은행 강경지점(현강경역사관) 건물 등이 골목마다 자리하고 있다.

강경은 한국의 기독교 성지를 둘러 볼 수 있는 특별한 곳이기도 하다.

한국 침례교회의 최초예배지인 강경침례교회,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한옥양식의 교회로 역사적가치가 높은 강경북옥감리교회, 1924년 건립된 신사참배거부 선도기념비가 있는 구 강경성결교회 예배당(강경성결교회)도 자리하고 있다.

이런 역사적인 곳에서 18일부터 22일까지 5일간 '넉넉한 덤! 최고의 강경맛깔젓!'을 부제로 강경포구, 젓갈시장, 옥녀봉 등에서 5개 분야 72개 행사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강경젓갈축제장을 찾는 관광객들은 젓갈축제장 뿐 만 아니라 역사의 현장을 찾아 보았으면 싶다.

김무길 (75)강경역사문화연구원 연구부장은 "강경의 소중한 역사문화 발굴과 보전 및 공인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며 "역사 속에 흐르는 강경의 정신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고 홍보하는데 힘을 쏟겠다"고 했다. 이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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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2
첨부사진3강경역사관이 들어선 구 한일은행, 이 역사관에는 강경의 근대 문화유산이 고스란히 간직돼 있다. 사진= 이영민 기자
첨부사진4역사관 내부
첨부사진5김무길 강경역사문화역구원 김부길 연구부장이 일본인들이 살다 떠난 집을 가리키며 설명 하고 있다.사진= 이영민 기자.
첨부사진6한 시민이 일본인이 살다간 집을 일본식 그대로 단장해 살고있다.사진= 이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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